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이젠 휴식일이 기다려진다니까.”
삼성 류중일 감독이 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류 감독은 “이젠 휴식일이 기다려진다”라고 웃었다. 9개구단 체제로 맞이한 올 시즌. 처음엔 불규칙적인 4일 휴식에 적응하지 못해 어색해했지만, 이젠 몸이 완전히 적응이 됐다는 것. 류 감독은 “이 체제로 내년까지 가야 한다. 2년 뒤에 10구단이 들어서면 다시 휴식일이 없어지겠지. 그럼 그땐 오히려 월요일만 쉬고 계속 게임하는 걸 적응하지 못할 것 같은데?”라고 웃었다.
애당초 휴식일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 많았다. 휴식을 맞이하기 직전 팀을 상대하는 것과, 휴식을 막 치르고 경기에 임하는 팀을 상대하는 게 유리한 것인지를 두고서 야구 전문가들의 설명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결론은 “일단 해봐야 안다”라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엇갈린다. 류 감독은 “뭐, 해보니까 크게 다를 건 없던데”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말이 일리가 있다. 시즌 중 불규칙적인 4일 휴식기. 그리고 2연전 체제로 진행되는 요즘의 3일 휴식기는 결국 9개구단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어쨌든 시즌 직전 예상했던 판도대로 시즌이 흘러왔기 때문이다. 물론 LG의 급상승세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삼성이 강세를 보이고 한화와 NC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큰 줄기에서의 전망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예를 들어 4일 휴식이 있다고 해서 강한 전력의 팀이 약해지는 것도 아니고, 약한 전력의 팀이 강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류 감독은 9개구단 선수들이 이제 휴식기에 적응이 됐다고 본다. 류 감독은 “우천취소가 되면 기분 좋아하잖아. 그날만큼은 야구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매년 월요일만 쉬었는데 지금은 어쩌다가 주중에도 쉴 수 있으니”라고 웃었다. 실제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십중팔구 우천취소를 반긴다. 불규칙적 3~4일 휴식기도 비슷한 의미라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류 감독은 “3~4일 휴식기를 거치면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1주일 정도가 아닌 이상 그렇게 감각이 떨어지지 않는다. 꾸준히 연습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휴식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크다”라고 했다. 이어 “투수들에게도 적절하게 휴식을 줄 수 있고 휴식기 이후 전략적으로 배치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시즌 중 3~4일 쉰다고 해서 경기감각에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았다는 게 류 감독 생각이다.
류 감독은 “결과론이다. 휴식기 이후 성적이 좋은 팀은 휴식기가 좋다고 할 것이고, 휴식 이후 성적이 나쁜 팀은 휴식을 제대로 못 보낸 것이다”라면서도 “쉬는 날 없이 쳇바퀴 돌아가듯 돌아가는 일정보단 휴식을 취하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삼성은 3~4일 대구 KIA전을 치르면 5~6일 휴식을 갖는다. 그리고 7~8일 잠실에서 2위 LG와 만나는 일정. 더구나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이날 선발투수 차우찬을 구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류 감독은 “원래 어제 원삼이, 오늘 우찬이었는데, 다음주 휴식기가 있어서 우찬이를 오늘 넣어야 한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총력전 모드가 형성된 것이다.
이로써 삼성은 3~4일 윤성환과 밴덴헐크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면 7~8일 LG전엔 배영수, 장원삼, 차우찬 중 2명이 선발로 나서게 됐다. 총력전이 가능해진 상황. 삼성이 휴식기를 통해 선두를 굳히려고 한다. 휴식기 이후 결과가 좋다면, 류 감독이 다시 한번 ‘휴식기 예찬론’을 펼지도 모르겠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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