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유희관이 8승째를 따냈다.
유희관의 느린 볼. 이제 9개구단 타자들에게 어느정도 적응이 됐다. 아무리 유희관이 지능적으로 타이밍 뺏기 싸움을 하더라도 제구가 조금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타자들이 전략적으로 볼 배합을 읽고 타석에 들어선다면 유희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제구, 경기운영이 좀 더 완벽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유희관은 8월 5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어쩌면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로선 꼭 한번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투구패턴, 매뉴얼이 드러났을 때 또 한번 반격할 수 있는가가 이날의 관전포인트였다. 성공한 투수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또 한번 변신이 필요할 때였다. 더구나 삼성 타선은 결코 만만한 타선이 아니다.
유희관은 적극적인 승부를 했다. 그러나 신통치 않았다. 1사 후 정형식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박석민과 이승엽을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2회엔 박한이, 김태완, 진갑용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3회엔 1사 후 배영섭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으나 정형식과 최형우를 범타로 잘 처리했다. 4회에도 2사 후 박한이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으나 김태완을 범타로 잘 처리했다.
유희관은 5회에도 1사 후 김상수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배영섭과 정형식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엔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1사 후 이승엽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7회엔 선두타자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태완, 진갑용, 김상수를 연이어 범타로 처리했다.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에 삼성 타선이 세 바퀴를 도는 동안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8회 선두타자 배영섭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정형식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최형우 타석에서 마운드를 홍상삼에게 넘겼다. 유희관은 이날 직구 구속은 143km에 그쳤다. 커브 최고구속은 109km. 초저속 커브를 구사하지 않았다. 타자들이 어느 정도 눈에 익었기 때문에 오히려 커브의 구속을 약간 올리는 대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비율을 늘렸다. 이날 유희관은 106개의 투구 중 체인지업을 21개, 슬라이더를 12개 던졌다. 100km가 되지 않는 공에 타격 타이밍을 맞췄던 삼성 타선을 요리하며 8승을 품에 안았다. 7⅓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시즌 8승(4패)째를 따냈다.
유희관으로선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결과에 따라 한 시즌 선발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었다. 8월 공략당하는 기색을 보이면서 코너에 몰렸던 상황. 그러나 다시 한번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되살아났다. 두산으로서도 선발진의 한 축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승리와 함께 엄청난 수확을 안았다.
[유희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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