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감독 겸 제작사 김조광수(49)와 그의 동성 파트너 김승환(30)씨가 공개 결혼을 발표한지도 벌써 3개월여가 지났다. 동성커플이 공개 결혼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공식적으로 결혼을 발표한 지난 5월 이후 두 사람은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돌입했고,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그냥 결혼식이 아닌 공개 결혼이라는 점, 동성 커플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만큼 준비할 것들도 많았다.
이제 결혼을 일주일가량 앞둔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씨. 하루하루 어떤 날들을 보내며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을까. 결혼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났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결혼을 발표하던 그날보다 조금 지쳐보였고, 수척해 보였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들이었다.
그동안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던 김조광수 감독이야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지만, 그의 파트너 김승환씨는 달랐다. 친척들조차 몰랐던 자신의 성정체성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그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결혼 준비는 잘 하고 있는가.
(광수) 결혼이 이렇게 많은 준비가 필요한줄 몰랐다. 기존 결혼식을 답습하면 안 되고, 새롭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할일이 많더라. 에너지 소모도 크고 할일이 많다. 사소하게 의상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많이 싸운다고 하던데, 두 사람은 어떤가.
(승환) 많이 싸웠다.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는 나와 너무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준비하면서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해결이 된 상황이다. 한 달 전까지는 정말 힘들었다.
(광수) 사소한 것으로 의견충돌이 많이 생겼다. 별것도 아닌 걸로 싸우게 되더라. 일 년에 한 번도 잘 안 싸웠는데, 결혼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싸운 것 같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나.
(승환) 행복을 위해 결혼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은 것 같다.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게 됐다. 사회적 시선을 위해 결혼을 하는지, 날 사랑해서 결혼하는지 의심했다. 결국은 그래도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욱 돈독해졌다.
-결혼 발표 후 달라진 것이 있는가.
(승환) 사람들이 가끔씩 알아본다. 다들 축하한다고 해준다. 모르는 사람들도 축하를 해줘서 조금은 놀랐다. 또 내 성정체성을 몰랐던 친척들에게 연락이 왔다. '그래서 네가 우리에게 거리를 뒀구나'라고 하더라.
(광수) 우리 둘 사이의 변화도 있다. 그동안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는 공개적인 장소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것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생겼다.
-굳이 공개 결혼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광수) 첫 번째는 인식의 변화를 원했다.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가 결혼을 하는 것이 합법화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알게 모르게 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공개 결혼을 함으로써 인식이 변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결혼식의 풍경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결혼은 일생에 단 한번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그만큼의 축복을 받는 일이 또 있겠는가. 결혼식 문화가 변했으면 좋겠다. 재미없는 그런 것이 아니라 축제 같은 문화로 말이다.
-어떤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했는가.
(광수)10년이나 20년 후 대한민국이라는 설정으로 꾸몄다. 우리가 하객들을 미래의 대한민국으로 안내한다. 처음에는 제복 느낌의 의상을 입고 본식 때는 일반적인 턱시도를 입는다. 그 뒤엔 또 다른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할 생각이다.
한편 김 감독과 결혼식을 올리는 동성 파트너 김승환씨는 레인보우팩토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공개 결혼식을 올린다.
[오는 7일 결혼식을 올리는 김조광수 감독(왼쪽)과 김승환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