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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욕하면서 정든다’는 말이 있다. 드라마 속 악녀(惡女)의 존재가 그렇다. 요즘 악녀 캐릭터는 당당하면서도 똑똑한 매력까지 갖췄다. 과거 악녀들이 질투에 눈이 멀어 치기어린 악행을 저질렀다면, 요즘 악녀들은 성공과 사랑을 ?는 과정이 현실적이며, 나쁜 짓의 이유를 나름의 논리로 설득시킨다.
KBS 1TV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 출연중인 이해인 또한 그러하다. 극중 아나운서 이예린으로 분한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패션과 몸매에다 자신의 일도 꼼꼼하게 챙기는 프로다. 극중 입양아인 그녀는 아나운서 국장이자 양어머니 김주희(심혜진)의 친딸인 최세영(박세영)이 등장하자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청순한 외모에 가려졌던 열등감을 드러내면서 악행이 심해지고 있다. 순둥이 여주인공에 대비되는 달콤살벌한 그녀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뷔 10년차에 접어든 이해인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악녀와 인연이 깊다. 구혜선, 박한별 등과 함께 5대 얼짱으로 유명했던 그녀는 데뷔 초 일본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 닮은꼴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처음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악녀들의 엉뚱한 일상을 따라다니는 올리브TV ‘악녀시대4’ 였고, tvN ‘롤러코스터’에서는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굴어 남자친구를 피곤하게 하는 ‘헐(Her)녀’로 명성을 얻었다. 드라마 ‘황금물고기’, ‘다섯손가락’ 등에 출연했지만, 역시 주인공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악녀 캐릭터였다.
하지만 실제 이해인은 전형적인 A형으로 여성스럽고, 차분한 성격이다. 마산 출신인 그녀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오랫동안 피아노를 공부했던 평범한 여학생이었으나 우연하게 얼짱으로 발탁되면서 또래에서는 ‘여신’ 수준으로 유명해졌고 연예계 데뷔로 이어졌다.
초창기 게임 VJ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카메라 앞에 당당히 나설 담력을 다졌고,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에 출연하고, 작년에는 걸그룹 ‘갱키즈’ 멤버로 음반 활동을 하며 다방면의 재능을 내보였다.
그리고 연기자로도 작품을 더하며 다양한 역할을 도전하면서 연기력도 진화시켜 온 것이다. 본교 연기예술학부 출신으로 스무살 때부터 봐왔기에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 배우로서는 다소 늦게 빛을 본 셈이지만, 제대로 다져진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에서 사랑받는 모습이 흐뭇하다. 악바리로 완성한 악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해인. 그녀의 비상을 더욱 기대해본다.
[KBS 1TV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 속 배우 이해인. 사진 = KBS 제공]김민성,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전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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