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파주 안경남 기자] 과거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에 베스트11을 직접 불러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다르다. 당일까지 철저히 숨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3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오전 훈련에서 국내파(J리거포함)와 유럽파를 적절히 섞어 베스트11에 대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날 전술의 키워드는 ‘포지셔닝’이었다. 유럽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한 만큼 기존 선수들과의 간격유지와 위치조정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은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4-2-3-1(또는 4-4-1-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훈련장에 펼쳐 놓았다. 향후 홍명보호의 베스트11을 예측할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완벽하게 팀을 반으로 나누었다. 언론의 섣부른 예측을 경계라도 하듯 정확하게 팀을 반으로 갈랐다. 어느 팀이 베스트11에 가까운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한때 주전의 상징이었던 조끼도 홍명보호에선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동아시안컵때 “조끼는 주전, 비주전과는 상관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실제로 이날 한쪽에는 지동원(선덜랜드)와 손흥민(레버쿠젠)이 있었고, 다른 팀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튼)이 함께 섰다. 여기에 최근 프리미어리그(EPL) 카디프시티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보경은 가벼운 발복 부상으로 앞선 포지셔닝 훈련에서 제외됐다.
*포지셔닝 1팀 : 김창수(가시와), 홍정호(제주), 김영권(광저우), 박주호(마인츠) - 이명주(포항), 하대성, 고요한(이상 서울), 손흥민(레버쿠젠), 이근호(상주) - 지동원(선덜랜드)
*포지셔닝 2팀 : 이용(울산), 홍정호, 황석호(히로시마), 윤석영(QPR) - 한국영(쇼난), 박종우(부산), 이청용(볼튼), 윤일록(서울), 구자철(볼프스부르크) - 조동건(수원)
물론 유럽파의 비중이 늘어난 지금, 동아시안컵과 달리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다가올 아이티(6일), 크로아티아(10일)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국내파vs유럽파’가 분리된 팀이 아닌, 팀으로서 하나의 조합을 찾는데 치중하는 듯 했다.
이는 ‘원팀(ONE TEAM)’을 내세운 홍명보 감독의 축구철학과도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국내파와 유럽파의 구분은 없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현실은 축구게임과는 다르다. 단순 능력치만으로 팀을 구성할 수 없다. 개인능력에서 앞선 유럽파들로 팀을 꾸린다고 최강의 조합이 나오진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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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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