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최근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스왈로즈)이 오 사다하루가 세운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55개) 기록을 경신할지를 두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크다. 발렌틴은 현재 52홈런으로 신기록에 4개를 남겨두고 있다.
발렌틴이 일본에서 활약하는 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47개로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 무서운 홈런 페이스로 60홈런을 넘봤던 데이비스는 60개를 넘기기는 쉽지 않아졌지만 50개는 충분히 가능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61년 뉴욕 양키스의 로저 매리스(61개) 이후 약물의 힘을 빌리지 않은 60홈런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의 홈런왕 후보들은 이들의 절반 정도밖에 치지 못하고 있다. 1위인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발렌틴의 절반인 26개로 선두고, 최형우(삼성 라이온즈)와 최정(SK 와이번스)이 24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현역 시절 홈런왕으로 명성을 떨쳤던 SK 이만수 감독에게 이러한 현상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스윙 궤도를 가장 먼저 지적했다. 레벨 스윙이나 다운 스윙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 감독은 마침 가지고 있던 배트를 활용해 직접 스윙 모습을 선보였다.
쿠바 선수들을 예로 들며 방망이가 수평으로 나오는 스윙을 보여준 이 감독은 곧바로 한국 선수들의 스윙을 설명하며 아래로 찍어치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친다. 앞에서 잘 맞아야만 넘어간다. 우리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5~600개씩 치니까 나중에 고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바 선수들은 타석에서 흔들림 없이 버티고 서서 바로 방망이가 나온다. 뒤(테이크백)가 짧고 팔로우는 길다"며 한국 선수들의 큰 테이크백 동작을 문제로 들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미국 선수들은 힘이 좋아서 그렇고 우리는 뒤로 움직이지 않으면 100%의 힘을 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 선수들도 덩치가 좋고 힘이 있어서 특별히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다만 이 감독은 어려서부터 해온 습관 때문에 프로에 와서 변화를 주기 힘들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로 인해 맥스 베너블 타격코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홈런이 적은 이유를 땅볼이 많은 것과도 묶었다. "우리는 (찍어치기로 인해) 치고 나서 오른손(우타자 기준)을 덮어버린다. 그래서 병살타도 많다"고 정리했다.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스윙 스타일과 부합한다면 한번쯤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조언이었다.
[이만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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