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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내가 요새 너 크는 거 보는 재미로 산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굿 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의 박시온(주원)은 자폐증과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특정분야에서 천재적 재능을 나타내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박시온은 암기력과 과학적 공간 인지력이 천재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하지만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은 성인보다 다소 부족하다. 또한 17세 때 정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자폐 성향은 남아있는 상태다.
자폐증으로 인해 어릴 적 아버지에게 학대당하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던 박시온은 형 박시덕(전준혁)이 자신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갱도에 들어갔다 사고로 목숨을 잃자 소아외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형은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어른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
오로지 아이들을 살려야만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박시온은 간담췌외과 과장 김재준(정만식)이 수술불가 통보를 한 미숙아를 무단으로 소아외과로 데려왔고, 회진 중 환아의 상태가 악화되자 부재중인 주치의 고과장(조희봉)을 대신해 무단으로 수술을 감행하려 한 바 있다.
이랬던 사고뭉치 박시온이 달라졌다. 박시온은 목 수술로 꿈을 잃을 위기에 놓인 성악소년 규현(정윤석)이 고통에 몸부림치자 무작정 침대를 수술실로 옮기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설득으로 수술을 결심한 규현이 어머니와 대립하자 무심결에 “수술해도 노래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내뱉었지만 이내 실수를 눈치 채고 병실을 빠져나왔다.
규현의 목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박시온은 “넌 환자와 가족들에게 못할 짓을 했다. 아무 대안 없는 희망. 그 희망이 더 큰 절망을 만들었다”는 김도한의 과거 충고에 입을 닫은 것. 이에 차윤서는 “내가 요새 너 크는 거 보는 재미로 산다”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박시온은 정식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김도한과 차윤서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태아의 낭종 수술을 반대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임산부(곽지민)에게 수술을 설득한 것.
박시온은 김도한과 차윤서의 추궁에 “‘소아외과 김도한 선생님께서 수술해 주실겁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고 산부인과 진료부터 받으시라고 했습니다”라며 과거와 달리 절차를 밟았다고 답했다.
이어 임산부에게 “‘저는 자폐아였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장애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다 극복하지는 않았지만 예전보다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의사가 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임부님 아기는 종양만 제거하면 됩니다. 고치기 힘든 장애가 아닙니다. 수술만 잘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딱 거기 까지만 얘기 했습니다”라고 말해 김도한과 차윤서를 안도케 했다.
박시온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천재적인 암기력으로 회진 중 환자의 상태를 모조리 암기했던 박시온은 “환자 상태를 더 자세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야 합니다”라며 메모를 하기 시작했고, 이 모습에 김도한은 미소를 지었다.또한 “너에게 의사, 환자란 뭐야?”라는 차윤서의 물음에 “마지막 희망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환자를 포기해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의사입니다”라며 “환자는 헤어지게 될 친구입니다. 친구처럼 대해줘야 하고 나를 떠나서도 건강히 지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다시는 저를 찾아오지 않게요”라고 답했다.
과거 같은 질문에 히포크라테스 선서만 줄줄 읊어댔던 박시온의 모습에 실망한 바 있는 차윤서는 달라진 박시온의 모습에 “널 이렇게 변하게 한건 그 누구도 아니야. 네 스스로 터득한 거야. 그러니까 이제부터 네 자신을 더 믿어 알았지”라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간 오로지 암기한 지식을 바탕으로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움직였던 박시온은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며 날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박시온에게 편견과 선입견을 가졌던 의사, 간호사, 환자들 또한 박시온에게 마음을 열었다.
본격적으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한 박시온이 진정한 소아외과 써전(Surgeon)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박시온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
[박시온을 연기하고 있는 주원. 사진 = KBS 2TV '굿 닥터'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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