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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칼과 꽃'이 훌륭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열연에도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데 실패했다.
5일 방송된 '칼과 꽃'에서는 연충(엄태웅)과 무영(김옥빈)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이 그려졌다.
'칼과 꽃'은 고구려판 로미오와 줄리엣이야기라는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KBS 2TV '적도의 남자'를 연출했던 김용수 PD와 엄태웅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많은 관심 속에 시작된 '칼과 꽃'은 첫 회부터 뛰어난 영상미와 배우들의 열연, 파격적인 시도로 '다른' 사극을 지양했으나 공감할 수 없는 연출과 부족한 사랑이야기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첫 회, 제작진은 연충(엄태웅)과 무영(김옥빈)의 첫만남에서 무영을 거꾸로 들어올리는 연출로 첫 눈에 빠지게 되는 두 사람의 강렬한 첫 만남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그 장면은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며 극의 감정선을 무너트렸다.
첫 만남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 연충과 무영의 사랑은 결국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사랑하지만 칼 끝을 겨눠야하는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적인 소재였으나 공감받지 못한 두 사람의 로맨스는 갈 길을 잃었고, 극 초반 연개소문(최민수)과 영류왕(김영철)의 대립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이 같은 단점에도 '칼과 꽃'은 여타 다른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미장센과 특수 효과 등 미술적인 부분에서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고품격의 세트장과 화려한 영상미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또 최민수, 김영철, 엄태웅, 노민우의 뛰어난 연기력은 '칼과 꽃'의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1막에서는 김영철과 최민수의 대립, 김영철의 죽음 이후 그려진 2막에서는 엄태웅과 노민우의 대립으로 '칼과 꽃'은 극을 이끌어 나갔다.
적은 대사에도 굳은 표정, 날카로운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김영철과 최민수, 절제된 내면의 고통을 표현하는 엄태웅과 광기어린 노민우의 연기는 낮은 시청률로 흔들릴 수 있었던 '칼과 꽃'의 중심을 잡아줬다.
2010년 '추노', 2011년 '공주의 남자', 2012년 '각시탈'에 이어 2013년 사극 불패신화를 이어가겠다던 KBS의 야심작 '칼과 꽃'은 아쉬운 결과만을 남겼다.
[이날 종영한 '칼과 꽃'. 사진 = KBS 2TV '칼과 꽃'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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