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얼굴만 알리고 떠나고 싶진 않았어요.”
신한은행 포워드 김연주(27)는 2005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했다. 농구실력보단 “얼짱”이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렸다. 어느덧 9년째 프로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 주전으로 뛴 적은 없다. 그래도 2011-2012시즌 3점슛 왕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2012-2013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우수후보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8월 끝난 윌리엄존스컵서는 연일 맹활약하며 한국을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MVP에도 선정됐다. 2개월 남은 2013-2014시즌 준비에 한창인 김연주를 지난 3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만났다.
▲ 얼굴만 남기고 떠나고 싶진 않았다
김연주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농구 외적인 이미지로만 부각되는 솔직한 심정이 어떠냐고. 김연주는 “어릴 땐 상처를 받았다. 인터뷰를 하면 장난으로 ‘얼굴 예쁘니까 인터뷰한다’라며 농담으로 넘겼다”라고 웃었다. 이어 “지금은 감사하다. 그렇게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니까”라면서 “어릴 때 농구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많았는데, 얼굴만 알리고 농구계를 떠나고 싶진 않았다. 오기가 생겼다”라고 돌아봤다.
김연주의 장점은 역시 정확한 3점슛. 단점도 명확하다.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력. 김연주는 이제 얼굴 예쁘다는 주변의 말에 들뜨지도, 기 죽지도 않는다. “이상형은 조인성 씨다. 외모도 보고 눈이 높다”라면서도 “점점 악착 같은 면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자평했다. 김연주는 농구를 잘 하면 외모를 보고 자신을 좋아했던 팬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 서서히 그렇게 되고 있다.
▲ 존스컵 MVP? 수비가 약하구나…
김연주는 “존스컵에 참가해 좋은 공부를 했다”라고 했다. 김연주의 윌리엄존스컵 출전은 두번째. “2년차 때 한번 나갔는데 지원이 열악했다. 이번엔 신경을 써주는 게 느껴졌다.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런 대회에 대표팀을 꾸리는 건 좋다고 본다. 어린 선수들을 키울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1.5군이 나간 대표팀. “남자 대표팀에 비해 관심을 못 받아서 서운했다”라면서도 “김영주 감독님이 참 잘 가르쳐 주셨는데 잘못한 것도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김연주는 “수비가 약하다는 걸 느꼈다. 체력적으로 떨어지니까 힘들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존스컵서 포워드들이 많이 움직이는 농구를 주문했다고 한다. 김연주는 “연습을 많이 했다. (강)아정(KB)이나 나 같은 경우 농구에 눈을 뜬 것 같다”라고 했다. 단 1경기를 빼 놓고 대부분 게임서 풀타임 가깝게 소화한 김연주. “체력이 떨어지니까 정신도 떨어졌다”라고 웃었다.
▲ 식스맨의 삶, 분위기 좋을 때 투입되는 게 더 힘들다
김연주는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제 김연주도 2년만 더 뛰면 FA가 된다. 그녀는 “신한은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여기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배운 게 많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주전으로 뛰고 싶지만, 백업으로 뛰면서도 할 일이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악착 같은 면은 신한은행에 몸 담지 않았다면 익히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식스맨으로 사는 건 어떤 의미일까. “연습할 땐 감독님이 못하는 걸 시킨다. 그런데 게임을 들어가면 잘하는 걸 시킨다”라고 했다. 단점보단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김연주의 임무는 확실하다. 3점슛 1~2방을 터뜨려 경기 흐름을 바꿔놓는 것이다.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다. 김연주는 “어려운 분위기에 들어갈 땐 자신있게 3점슛을 쏘면 된다. 하지만, 좋은 흐름에 들어가면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좋은 흐름에 자신이 들어가서 흐름이 꺾이진 않을까 하는 염려. 항상 경기 흐름을 살피고 몸을 풀어놓아야 하는 식스맨들의 어려움이다.
김연주는 왼쪽 아킬레스건이 썩 좋지 않다. 그녀는 “안 좋은지 오래됐다. 쉬거나 조절하면 괜찮다. 오히려 수술을 하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라고 했다. 임달식 감독은 “출전 시간을 조절해주니까 괜찮다”라고 했다. 올 시즌엔 이적생 조은주, 곽주영, 멀티플레이어 쉐키나 스트리클렌, 엘레나 비어드가 자리를 잡아준다면 김연주에겐 오히려 더 많은 3점슛 찬스가 생길 전망이다. 그녀가 몸 상태를 잘 조절하면서 뛰어야 하는 이유다.
▲ 3점슛 성공률 40%? 3점슛왕 도전?
김연주는 “감독님이 요즘 많이 괴롭힌다. 광주에서 체력훈련을 했는데 우승하기 전 첫 시즌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통합 6연패 이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도 실패했던 지난 2012-2013시즌. 김연주는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술도 안 넘어가더라. 감독님은 쿨했는데 선수들은 쿨하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정상탈환을 목표로 내건 2013-2014시즌. 올 여름 신한은행의 훈련은 엄청나게 혹독했다.
김연주는 “존스컵에 참가하느라 대표팀에 차출된 언니들, (조)은주 언니랑 호흡을 많이 맞추진 못했다. 언니들은 나를 잘 맞춰주는 데 내가 문제다”라고 웃었다. “그래도 잘 될 거에요”라고 웃은 김연주. “올 시즌엔 경쟁자들이 세다. 신한은행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시즌에 임하겠다. 응집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김연주의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은 31.7%로 리그 7위. 기자가 “40%?”라고 슬쩍 얘기를 꺼내자 “맞다. 그정도 하면 3점슛 왕을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참고로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 1위는 38.7%의 임영희(우리은행)였다. 김연주는 “3점슛 성공률도 높이고, 리바운드, 수비도 좀 더 잘하고 싶다”라고 했다. “올 시즌은 아시아선수권 때문에 늦게 시작한다. 준비할 시간이 생겨서 좋다. 우승할 거에요”라는 당찬 출사표에 더 이상 얼짱 농구선수의 면모는 없었다. 김연주는 올 가을 6개구단 최강 식스맨으로 코트에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김연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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