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화성 김진성 기자] 고려대 농구. 역시 막강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농구대잔치 우승에 이어 지난 8월 프로-아마최강전마저도 우승했다. 쟁쟁한 프로팀들을 연이어 쓰러뜨렸다. 프로 형님들은 이종현과 이승현 더블포스트를 알고도 못 막았다. 하지만. 고려대는 정작 연세대, 경희대 등 대학 강호들에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려대는 올해 대학농구리그서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일단 경희대와 연세대의 전력이 꽤 좋다. 경희대는 김종규, 우띠롱에 탄력이 좋은 배수용까지 고려대 골밑을 제어할 수 있다. 연세대 역시 김준일이 이종현을 잘 막는다. 아무래도 같은 대학팀끼리의 맞대결서는 특유의 정신력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농구는 프로농구와는 달리 정돈이 덜 돼 있고 투박하다. 대부분 학교가 왕성한 스피드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압박수비 등이 어울리는 농구를 한다. 이런 농구를 가장 잘했던 팀이 경희대였다. 경희대는 대학리그 통합 2연패를 차지한 강호. 올 시즌에도 경희대는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 1차전서도 고려대를 잡았었다.
고려대는 단순히 높이만 믿고 경기에 임할 수 없었다. 두경민, 김종규, 김민구로 이어지는 막강한 졸업반 3인방의 위력은 분명히 뛰어나다. 고려대는 이종현과 이승현 더블포스트만 믿을 게 아니라, 가드와 포워드들의 활발한 득점 가담과 경희대 특유의 속공 농구를 막아설 수 있는 수비 조직력이 필요했다.
고려대는 경기 초반 경희대 특유의 몰아치는 농구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경희대는 김민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두경민의 1대1에 의존하는 농구가 나왔다. 이종현과 이승현이 김종규를 꽁꽁 묶었다. 높이에서 팽팽했다. 결국 고려대는 경희대가 순간적으로 느슨한 플레이를 하는 틈을 타서 외곽포로 승부를 갈랐다.
고려대는 경복고 출신 국가대표 슈터 문성곤의 활약이 대단했다. 문성곤은 3쿼터까지 3점슛 3개 포함 15점을 올렸다. 김지후도 2개, 박재현도 1개를 성공했다. 후반 들어 리바운드 집중력에서도 앞선 고려대는 경희대 3인방 외엔 김영현에게만 점수를 허용했다. 졸업반 가드 박재현의 안정감 있는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고려대의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책임졌다. 경기 막판 경희대의 거센 추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시간을 보내며 흐름을 되찾았다. 이동엽도 궂은 일에 앞장섰다. 김지후의 외곽포 지원사격 역시 돋보였다. 수비에서도 3쿼터에 경희대를 단 6점으로 묶었다. 외곽 수비 로테이션이 완벽했다.
결국 고려대는 경희대를 잡아냈다. 경희대가 졸업반 3인방에 극도로 의존하는 사이 고려대는 이종현과 이승현이 상대적으로 살짝 부진했음에도 다른 선수들의 외곽포와 속공, 안정적인 수비조직력을 뽐냈다. 고려대의 현 멤버는 대부분 청소년 대표출신일 정도로 개인기량이 뛰어나다. 결국 이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조직적인 플레이를 할 경우 승리할 확률은 높다. 프로-아마최강전서 우승한 고려대가 확실히 한 단계 성장했다. 고려대는 15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잡을 경우 대망의 대학리그 첫 우승을 달성한다.
[고려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