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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윤미래는 한국 힙합계의 독보적인 여성 힙합 래퍼이자 보컬리스트다.
1997년 힙합 혼성그룹 업타운의 여성 보컬로 데뷔해 1999년 여성 듀오 타샤니로, 2001년에는 T라는 예명으로 솔로로 전향, ‘As Time Goes By’, ‘잊었니’ 등으로 팬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았다. 타이거JK와 힙합 크루 무브먼트로 활동도 펼쳤다.
특히 타이거JK와는 지난 2007년 6월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3월 아들 조단을 출산하며 힙합 부부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이후 조단의 육아에 전념하며 잠시 공백기를 가졌으나 최근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심사위원과 세계적인 힙합 그룹 파이스트 무브먼트의 정규 4집 앨범에 피처링 참여, 타이거JK, 비지와 프로젝트 그룹 MFBTY를 결성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3일에는 남편이 세운 새 힙합 레이블 필굿뮤직을 통해 비지와 함께 정식으로 EP앨범 ‘살자’도 발매했으며, 이에 앞서 7년만에 낸 OST 신곡 ‘터치 러브’로 3주째 음원 차트를 점령하며 막강한 음원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윤미래는 여전히 국내 많은 후배 가수들이 꼽는 롤모델이자 미국 MTV IGGY에서 세계 최고의 여성 래퍼 TOP12로 선정되는 등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하는 뮤지션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타이거JK, 비지와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윤미래는 화장기 없는 민낯에 수줍은 미소로 반갑게 기자를 맞이해 주었다. 아주 오랜만에 언론을 통해 정식 인터뷰에 응한 그녀는 맑은 영혼을 지닌 겸손한 사람이었고 인터뷰 내내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조단의 든든한 엄마이자 음악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인 뮤지션이었다. 다음은 윤미래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 솔로 OST곡 ‘터치 러브’와 타이거JK, 비지가 함께한 신곡 ‘살자’의 음원 성적이 좋다. 음원 차트 성적에 솔직히 신경이 쓰이는 지..
앨범 발매 후 매니저 오빠들이 아침부터 계속 순위 체크하고 알려주려고 하는 데 알고싶지 않다고 했다. ‘터치 러브’에 대한 반응도 주위에서 얘기해줘서 알게 됐다. 물론 반응이 좋으면 기분은 좋지만 너무 신경 쓰면 음악이 잘 안 나올 것 같다. 제가 원하는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둘 다 중요하지만 그것에 집착하면 너무 상업적으로만 갈 것 같다. 그저 남편과 매니저 오빠들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이다.
- ‘살자’는 암으로 투병 중이신 시아버지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앨범이라고 들었다. 시아버지이자 원로 음악 평론가 서병후씨는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멋있으신 분이다. 외모도 멋지시고 (호호) 생각하시는 바도 그렇고 모든 면이 다 멋있으시다. 그리고 살면서 만난 분들 중 가장 똑똑하시다. 그리고 저는 솔직히 아직도 아버님의 병환을 100%는 못 느끼고 있다. 믿기지도 않고 꿈일 거다,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다.
(사실 윤미래는 시아버지의 비싼 항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SBS ‘주군의 태양’ OST에 참여했다. 그에게 OST 작업은 7년만이다. 좋은 반응에 비해 윤미래가 받는 수익은 크지 않지만 기뻐하시는 시아버지를 보며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 이번에 ‘살자’가 먼저 나오긴 했지만 원래 필굿뮤직에서 드렁큰 타이거와 윤미래, 비지 버전별 앨범을 시리즈로 낼 계획이었다고 들었다. 윤미래 스타일의 앨범은 정말 오랜만인 듯 한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얘기는 하고 있는데 아직 발매 시기 등 방향 등은 결정을 하지 못했다. 힙합, 알앤비 곡들은 작업을 좀 했고 발라드는 녹음을 안 했었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흐른 뒤’ 등 제 발라드 노래를 좋아했던 분들을 위해서라도 발라드도 준비해 볼까 한다.
제 스타일의 음악은 뭔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그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미치도록 들었고 음악은 자연스럽게 제 일상이 됐다. 지금도 없으면 안 된다. 가식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음악은 제게 숨쉬는 것 과 같다. 과거 어린 나이에 일하면서 정말 힘들었을 때 잠시 음악을 그만둘까 생각했던 적은 있었지만 제가 할 줄 아는 게 결국은 음악 뿐이었다. 저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도 음악이지만 그걸 풀기 위해 또 음악을 듣게 된다. 조단을 낳고 나서도 제가 좋아하는 장르에 큰 변화는 없는 것 같고 여전히 많이 듣고 아니 매일 심해지고 있다.
- 부부가 함께 활동하는 데 있어 장단점은?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다. (호호) 제 성격은 싸우게 되면 한 시간, 몇 분이라도 혼자 시간을 갖고 감정을 다운 시키고 나서 대화를 해야 되는 데 오빠는 바로 풀어야 되는 성격이라서 좀 다르다. 집에 있을 때도 나갈 때도 거의 같이 있다보니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정말 좋지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다. 타이거JK는 음악 파트너로 봤을 때 정말 최고다. 워낙 같이 공연을 많이 해서 이제는 옆에 없으면 안 될 것 같고 혼자는 못할 것 같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눈빛, 손짓만 봐도 어떤 지 안다. 그건 정말 최고다.
- 여전히 많은 후배들이 윤미래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는다. 책임감이 느껴지는 지..
너무 감사하고 부담되기도 한다. 왜 저를 좋아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갈 때가 많다. 활동한 지 오래됐지만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꿈같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랑받고 롤모델로도 꼽아주신 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진짜 저를 왜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 제가 음악을 얼만큼이나 사랑하는지를 제 노래를 들으실 때 조금은 느끼시는 걸까?
- 의정부 라이프는?
의정부를 정말 사랑한다. 할머니 집은 5분 거리에 있고 이모들도 다 여기 계시고 얼마전에는 시아버님도 모셔왔다. 모자로 얼굴도 안 가리고 편하게 다닌다. 잠이 안 올 때는 밤에 나가서 뽑기를 하고 올 정도다. 동네 미용실 아줌마 하고도 친하고 이웃들도 다 좋다. 아마 의정부에 한 달 정도만 있으면 여기서 나가기 싫을 거다.
- 아들 조단이 어느덧 6살이 됐다고 들었다. 어떻게 자랐으면 하나?
조단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남의 시선 신경 안 쓰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 엄마, 아빠와 같은 뮤지션의 길은 아무래도 너무 힘들기 때문에 굳이 시키고 싶진 않다. 그래도 만약 음악을 선택한다면 타이거JK는 매니저로, 저는 스타일리스트로 조단을 그림자처럼 붙어다닐 거다. 그 전에는 그저 음악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직업으로는 조금 위험(?)하다.
(반면 타이거JK는 조단으로 인해 자신이 철이 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세상을 볼 줄 알게 되고 음악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요즘은 윤미래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고 서로 경쟁 중이란다. 그리고 그 역시 조단이 같은 길은 안 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미래에 대해선 최고의 아내였는데 이제는 최고의 엄마라고..)
- 해외에서 윤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엄마이기 전에 뮤지션으로서 해외진출 욕심은 없나?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은 데 거꾸로 그리 되려면 얼만큼 일을 해야되고 얼만큼 열심히 해야 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조단에게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고... 그래도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잘 발달해서 꼭 미국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제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생긴 것 같다. 해외진출에 뜻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현지 프로듀서를 찾아가는 식으로 활동을 하고 싶진 않다.
- 향후 필굿뮤직 소속 뮤지션으로서 활동 계획은?
방송 잡기가 쉽지는 않을 거다. 방송의 시청률도 중요한데 저희가 그리 인기 있는 그룹은 아니니까. 그래도 방송 섭외가 온다면 거절하진 않을 생각이다. 불러주면 감사하고 그에 앞서 저희는 공연을 좋아하는 팀이니까 대학 축제 등 공연 무대에 많이 서려고 한다. 더 굿 밴드란 밴드도 결성했고 음악으로 더 친해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에 공연으로 저희의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 이효리가 윤미래와 음악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고 들었다. 언젠가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기대해도 될런지..
저와는 색깔이 워낙 달라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할 듯 싶다. 얘기는 들었었는 데 최근엔 언니가 개인사 등으로 너무 바쁘셔서.. 이효리 언니가 바쁘시지만 않다면 언젠가 성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해주셔도..(호호)
[윤미래, 타이거JK, 비지. 사진 = 필굿뮤직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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