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아쉬웠다. 너무나 아쉬웠다.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단 하나의 실투에 울었다. 첫 피홈런 이후 무려 19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선보였고, 제3의 변화구인 커브까지 통했는데 타선이 안 도와줬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2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하지만 팀이 1-2로 패하는 바람에 8이닝 완투패를 당했다. 빅리그 데뷔 첫 완투패. 시즌 방어율을 3.03으로 낮춘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류현진이 내준 2피안타 중 한 개는 1회초 골드슈미트에 얻어맞은 투런포였는데, 이는 경기 내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타선 침묵도 뼈아팠다. 실질적인 '제3의 변화구'라 할 수 있는 커브도 효과를 발휘했으나 결과는 승리가 아닌 패전이었다.
단 하나의 실투에 울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A.J 폴락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윌리 블룸퀴스트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런데 골드슈미트가 문제였다. 그는 이날 전까지 류현진 상대 12타수 7안타를 기록한 천적. 류현진은 91마일 직구를 초구로 선택했다. 그러나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높은 코스로 향했고, 골드슈미트는 이를 지체 없이 밀어 체이스필드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2경기 연속 1회 2실점. 그리고 2연패였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을 가져갔다. 투구수 90개 중 직구 47개, 체인지업 25개와 커브 18개, 슬라이더 9개였다. 그렇다고 직구 위력이 없던 것도 아니다. 최고 구속 94마일까지 나왔고, 6회까지 꾸준히 평균구속 91마일 이상을 유지했다. 변화구도 위력적이었다. 이날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 4개는 모두 체인지업. 82마일~84마일 사이에서 형성된 체인지업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커브 구사 비율. 이날 총 19개의 커브를 던졌다. 이전까지 많으면 10개였던 커브를 이날은 매회 최소 2개 이상 던졌다. 애리조나 타자들이 직구와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타이밍을 뺏는 커브로 효과를 봤다. 7회말 2번째 안타를 맞은 공도 76마일 커브였는데 다소 높게 들어갔다. 이전까지 애리조나전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48로 다소 부진했기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패전이었다. 류현진은 1회초 골드슈미트의 홈런 이후 7회말 애런 힐에 안타를 내줄 때까지 19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발휘하며 첫 이닝의 아쉬움을 스스로 극복해 나갔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6회초 무사 만루 기회에서 단 한 점만 뽑아내며 동점에 실패했고, 9회초 무사 1, 2루 기회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류현진은 14승이 아닌 7패째를 떠안고 말았다.
[완투패로 시즌 14승 달성에 실패한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