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 노경은에게 아홉수란 없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123구 투혼의 결과는 2년 연속 10승이었다.
노경은은 18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무려 123구를 던지며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3-1 승리를 이끈 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8패) 달성에 성공했다. 0-0에서 7회를 마치자마자 타선이 3점을 뽑아 승리 요건을 갖춘 노경은은 계투진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10승을 완성했다. 종전 3.66이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50(167이닝 65자책)으로 크게 낮췄다.
이날 노경은은 최고 구속 149km 포심패스트볼(28개)과 투심패스트볼(33개)에 슬라이더(27개), 포크볼(23개), 커브(12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특히 128km~142km 사이에서 형성된 슬라이더와 땅볼을 유도한 투심패스트볼이 돋보였고, 위기 상황에서는 포크볼을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1회초 2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권 출루는 없었다. 선두타자 고동진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대수를 1-6-3 병살로 잡아내며 주자를 지웠다. 후속타자 이양기에 중전 안타를 맞고 2번째 출루를 허용했지만 송광민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첫 이닝을 넘겼다.
2회는 위기관리의 결정판. 선두타자 정현석에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으나 김경언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침착하게 3루에 송구, 한숨을 돌렸다. 곧이어 김태완은 6-4-3 병살로 가볍게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 투구수는 딱 10개였다. 3회는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4회에는 1사 후 이양기에 안타를 내줬으나 송광민을 삼진, 정현석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다.
문제는 5회. 선두타자 김경언과 김태완을 나란히 땅볼로 잡아낸 뒤 한상훈에 3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단타로 막을 수도 있었으나 우익수 임재철이 무리한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빠트렸고,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다. 그러나 대타 전현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7구째 138km 포크볼에 전현태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6회 또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고동진과 이대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양기, 송광민에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후속타자 정현석은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5회와 6회에만 총 45구를 던진 탓에 투구수가 104개까지 불어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도 2사 후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김경언과 김태완을 나란히 땅볼 처리한 뒤 한상훈에 안타, 엄태용에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 올라가 시간을 벌었고, 결국 고동진을 2루수 땅볼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노경은은 손뼉을 마주치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후 두산 타선은 7회말 오재일의 2루타와 양의지의 적시타로 2득점, 노경은의 10승 요건을 만들어줬다. 123구 투혼에 대한 보답이었다. 8회초부터 홍상삼에게 마운드를 넘긴 노경은은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2점 차는 10승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홍상삼이 8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9회 마무리 정재훈이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윤명준이 병살타와 삼진으로 후속타자를 막아내며 1점만 허용한 채 승리를 지켜냈다. 노경은의 2년 연속 10승이 완성된 순간이다. 노경은은 경기 후 "아홉수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며 "올해 10승은 의미가 더 크다. 올해 잘해야 작년에 했던 것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며 활짝 웃었다.
[시즌 10승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 노경은.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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