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야무지게 야구하네.”
21일 목동구장. MBC 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삼성 덕아웃에 들어서자마자 이상훈부터 찾았다. 이상훈. 지난 2월 한화에서 길태곤과 맞트레이드 된 선수다. 이상훈은 경북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10년 한화에 4라운드 29순위로 입단했다. 2010년 34경기, 지난해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 성적은 17타수 3안타. 타율 0.120.
이상훈은 키가 작아서 프로 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한 케이스다. 그의 프로필상 키는 172cm. 그러나 실제로는 더 작을 것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반응. 어쨌든 키가 작아서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건 분명한 사실. 그러나 허 위원은 “작년에 한화 게임 중계를 할 때 본 기억이 난다. 몇 번 보지 못한 선수인데 기억에 남아있었던 선수”라고 했다.
이상훈은 올 시즌에도 삼성의 두꺼운 선수층을 뚫지 못했다. 그러나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지난 18일 포항 NC전서는 선제 솔로포와 경기 막판 결정적인 2루타를 작렬하며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허 위원은 “키는 작아도 야무지게 야구를 잘 한다”라고 했다.
이런 인상은 류중일 감독에게도 심어진 모양이다. 류 감독은 이날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한화에서 오승환의 볼을 라인드라이브로 중전안타로 만들더라”고 했다. 오승환의 볼을 처음 본 타자들이 안타를 만들기란 쉬운 게 아니다.
류 감독은 “키가 좀 작다”라면서도 훈련에 임하는 이상훈을 보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채태인이 지명타자로 들어오면서 선발라인업에선 빠졌지만, 류 감독은 이상훈에게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류 감독은 “나도 중학교에서 경북고로 진학했을 때 키가 작아서 늦게 지명을 받았다. 그 마음을 잘 안다”라고 했다. 이어 “상훈이한테 왜 키가 안 컸는지 물어보니 중학교 때 키라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은 “나도 신인 때 광주 원정서 안타를 치고 나가니까 1루에서 김성한 선배가 ‘삼성에 좋은 친구 하나 들어왔네’라는 말을 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잊을 수 없는 말이었다. 나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말이었다”라고 했다. 요즘 누군가가 이상훈에게 건네는 칭찬이 이상훈에겐 큰 힘이 될지도 모른다. 이상훈의 올 시즌 성적은 10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이다.
[이상훈. 사진 =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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