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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왜 자신이 포스트시즌 3선발로 마침맞은지 증명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 104구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7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박찬호의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이었던 1997년 승수와 똑같은 승수를 따냈다.
류현진은 이날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직전 등판이었던 17일 애리조나전서 8이닝 2실점 완투패를 당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흠잡을 때 없는 호투였다. 5회 토니 어브레유에게 직구를 넣다 좌중간 동점 솔로포를 내줬으나 누구든 1~2차례 실투는 하는 법. 오히려 류현진은 다양한 투구패턴을 선보이며 포스트시즌서도 호투가 충분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잘 알려진대로 직구와 체인지업이 뛰어난 투수다. 그러나 이날 등판서는 직구면 직구, 체인지업은 체인지업에 슬라이더,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적은 아드레안자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은 장면,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장면 등은 단연 돋보였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류현진의 커브 혹은 슬라이더는 최대한 치지 않고 버텨내거나 커트를 하면 그만인 구질이란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제압한 이상 향후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류현진 대처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 특히 직구, 체인지업에 비해 페이스 오프가 가능한 커브의 제구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 넣을 수 있다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 나오게 돼 있다. 자연스럽게 투구수를 조절할 수 있다.
류현진은 투구수 조절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걸 로스엔젤레스 언론에 지적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6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단 87개였다. 시즌 초반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진 커브와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구패턴을 선보이면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한 결과다. 천적 헌터 펜스도 완벽하게 제압했다. 류현진은 스스로 자신이 왜 포스트시즌서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이 가능한지 입증했다. 리키 롤라스코의 투구와는 관계 없이 말이다.
또 하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서 3선발로 나오는 건 류현진에게도, LA 다저스에게도 좋다. 일단 류현진은 올 시즌 홈 경기에 강하고 원정경기서 강하지 못했다. 만약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서 승률이 더 좋은 팀과 만날 경우 1~2차전을 원정서 치르고 3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홈에서 강한 류현진으로선 좋은 조건이 성립되는 것이다. 25일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애틀란타(0.590),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세인트루이스(0.586) 모두 LA 다저스보다 승률이 높다.
이대로라면 실력으로나, 주변 상황과 환경으로나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등판이 제법 큰 의미를 지니게 된 셈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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