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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이제 마지막 등판을 남겨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14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등판했다. 7이닝 104구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7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박찬호의 풀타임 첫 시즌인 1997년과 똑 같은 승수를 작성했다.
류현진에게 아직 마지막 등판이 남아있다. 류현진은 30일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서 최종전을 갖는다. 이 등판의 목표는 명확하다. 15승을 따내는 것이다. 박찬호의 풀타임 첫 시즌 승수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한국인 최초로 국내리그를 거친 메이저리거의 데뷔 첫해 15승. 국내 야구팬들로선 상상만해도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따로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LA 다저스는 서부지구서 우승하면서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포스트시즌은 10월 1일 와일드카드 게임을 시작으로 3일 디비전시리즈가 시작된다. 류현진이 3선발로 나선다면 10월 6일 등판, 한국시각으로는 7일이 유력하다. 때문에 30일 등판서는 포스트시즌 등판을 1주일 앞둔 마지막 등판이라 돈 매팅리 감독이 무리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5이닝 정도를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류현진의 15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볼 순 없다.
그리고 류현진에게 포스트시즌은 15승 도전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한국인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선발등판이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는 게 아니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은 연봉고과 혹은 보너스에도 산정되지 않는다. 순전히 다저스를 위한 선수의 봉사와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서 더 잘해줄 경우 로스엔젤레스 언론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서 정상급 좌완으로 롱런하고 싶다면 포스트시즌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게 좋다.
류현진은 8월 말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직구의 힘이 뚝 떨어지면서 변화구 구위도 덩달아 흔들렸다. 그러나 완투패를 당했던 18일 애리조나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다시 좋은 흐름을 되찾은 것 같다. 직구 구위는 물론이고 체인지업에 이어 슬라이더, 커브까지 모두 좋았다. 특히 슬라이더와 커브 제구가 시즌 초반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서 좀 더 다양한 투구패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 다시 말해서 슬라이더, 커브를 단순히 보여주기 식 피칭이 아닌 승부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서 만날 팀들은 하나같이 만만한 타선이 없다. 류현진은 더욱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당연히 다양한 투구패턴을 활용할 수 있다면 승부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상대 타자들 역시 류현진을 철저하게 분석하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서 천적 헌터 펜스를 꽁꽁 묶은 것이나, 커브나 슬라이더로 연이어 삼진을 잡아내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최근 2경기 연속 원정경기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좋았다. 류현진이 그만큼 똘똘한 투수라는 증거다.
다만, 2경기 연속 홈런을 맞은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포스트시즌은 매 순간이 승부처다. 홈런을 맞는 건 투수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피해가야 한다. 전반적으로 볼 땐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 곧바로 들어가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젠 사실상 포스트시즌 모드다. 한국 팬들이 류현진에게 더 큰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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