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지금의 좋은 감각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겠다."
올해 최하위(9위)가 확정된 한화 이글스에는 선발로만 나선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도 한 차례 이상 구원 등판했다. 무려 12명의 투수를 선발로 기용해 봤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만큼 확실한 선발 자원이 없었다는 얘기다. 올해 신생팀 NC 다이노스(공동 7위)에도 뒤진 최하위에 처진 큰 이유 중 하나가 무너진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도 5.28로 9개 구단 중 최하위다.
이런 가운데 '루키' 송창현이 한 줄기 빛으로 떠올랐다. 올해 제주국제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좌완 송창현은 데뷔 첫해인 올해 28경기에 등판, 2승 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시즌 중반만 해도 선발과 구원을 오갔으나 최근 호투를 거듭하며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았다.
선발로 나선 12경기 성적은 1승 7패 평균자책점 4.66. 최근 6경기에서는 4패만을 떠안았으나 평균자책점이 1.64(33이닝 6자책)에 불과하다. 9월 4경기에서는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하며 피안타율은 1할 4푼 5리다. 안정감은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으뜸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볼넷도 하나씩만 내줬다. 제구 불안을 떨쳐내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했다.
24일 경기가 우천 순연된 뒤 송창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시즌 막바지에 가장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초반보다 여유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에도 좀처럼 제구 불안을 떨쳐내지 못했고, 현지 실전 등판은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폭투와 사사구를 연발했다. 하지만 입단 초기 가졌던 긴장감이 사라지자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일취월장이다.
정민철 투수코치의 도움도 있었다. 송창현은 "사실 와인드업 할 때 템포가 길었다"며 "정민철 코치님께서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주문하셨는데 그 이후로 제구가 잡혔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그가 등판하는 날 패하더라도 "송창현이 잘 던졌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그럼에도 송창현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더 노력해야 한다"며 "최근 제구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올 시즌) 한 경기 정도 더 나갈 것 같은데 마무리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던 대목.
내년 시즌 팀 마운드의 한 축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렸다. 무엇보다 지금의 좋은 감각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송창현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체력을 더 보강해서 내년에는 풀타임 선발로 뛰고 싶다. 지금 좋은 감각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겠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송창현이 내년 시즌 더 무서운 투수로 진화할 것인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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