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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태경 인턴기자] 각종 논란 속에서도 엄정화의 진심은 통했다.
"마지막까지 보고 말해 달라"던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송포유' 제작진은 3부에서 지난 회보다 자극적인 편집을 줄이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하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26일 방송된 '송포유' 3부는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이하 과기고)와 성지고등학교(이하 성지고) 학생들이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합창대회 출전권을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을 그렸다.
두 학교의 학생들은 결승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가사를 외우거나 안무를 맞춰보는 등 서로를 의식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연이 시작 되고, 이 순간을 위해 100일간 매일같이 연습을 반복한 학생들은 노래하며 춤추는 것을 어색해하던 초기와는 달리 모두 한마음이 되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합창했다. 무대를 지켜보던 학교 선생님들과 가족들은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은 "예전에는 혼자 울었는데, 이제는 같이 울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 행복하다" "잠이 줄었다. 내가 열심히 연습한다. 다른 내가 됐다"고 말하는 학생들을 비추면서, 제작진이 밝혔던 "합창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달라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기획의도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태도는 다소 진지함이 떨어졌다.
'송포유' 3부는 결승을 앞두고 학생들이 연습에 몰두하는 장면에서 지난회 방송 후 논란을 낳은 성지고 학생들의 분량이 과기고 합창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고 학생들의 달라진 행동보다 인터뷰를 통해 말하는 장면을 추가하는 등 '보여 주기식'의 구성을 택했다. 프로그램 제작 목적에 대한 진지한 고찰보다 시청자 반응과 흥미위주에 치중한 나머지, 방송은 다소 포장된 느낌과 함께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눈여겨 볼 점은 제작진, 이승철, 성지고 학생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동안 과기고 합창단 마스터 엄정화는 진정성을 담아 촬영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는 1, 2부에서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아이들이 조금 무섭기는 하네"라고 말하며 학생들을 '미화'시키기보다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3부에서도 엄정화는 점점 변해가는 아이들과 보폭을 맞춰, 그 또한 아이들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말을 안 듣는다"며 원망했던 학생들에게 "할 수 있어. 더 열심히 하자. 힘내자"며 오랜 연습으로 지친 그들을 위로했고, 최종 결승 무대가 끝난 후 "너희들 정말 천사 같았어. 너무 예쁘더라"며 학생들을 끌어안았다. 또 경연에서 패한 과기고 학생들이 억울함에 눈물을 보이자, 엄정화 또한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에게서 등 돌린 아이들에게 한 번 쯤은 관심을"이라는 초반 의도와는 달리 청소년 문제를 경각심 없이 다소 가벼운 느낌으로 풀어나간 '송포유', 그 속에서도 진중한 자세로 자신의 몫을 해낸 엄정화의 눈물만큼은 빛을 발했다.
['송포유'에 출연한 가수 엄정화(위 사진). 사진출처 = SBS 방송화면 캡처]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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