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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진천 김진성 기자] “장래성은 있는데 아직은…”
2013년 한국 여자농구가 반색했다. 모처럼 대형 유망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미 이름이 농구 팬들에게 꽤 많이 알려졌다. 박지수(193cm, 16, 청솔중). 박지수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끝난 19세 이하 세계여자농구선수권서 리바운드 왕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톡톡히 알렸다. 청소년 레벨에선 1~2년 구력 차가 굉장히 큰데, 16세의 중학생이 19세 세계대회서 두각을 드러낸 건 대사건이었다.
여자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도 반색했다. 위 감독은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릴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예비엔트리에 박지수를 발탁했다. 박지수는 지난 8월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그러나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지난 25일 박지수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애당초 박지수의 대표팀 발탁은 쉽지 않았다. 대표팀 최고참 이미선과 무려 19살 차이다. 구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27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위 감독은 “쉽지 않더라. 운동을 시켜보니 역부족이었다”라고 했다. 웨이트, 스피드, 운동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성인 언니들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일말의 기대를 안고 발탁했지만,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였다.
정상일 코치도 “다른 센터들과 몸을 부딪히니 바로 밀려나더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으니 당연하다”라고 했다. 박지수는 진천선수촌 입촌 후 1~2차례 정상훈련을 소화했으나 이후엔 재활 훈련만 했다고 한다.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도 “아무래도 언니들과 최대 스무살 차이가 난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박지수는 25일 귀가했다.
위 감독은 “그래도 농구센스가 대단하다. 장래성이 있다. 키워볼 만한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지금은 구력이 부족해 성인대표팀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대로 잘 성장한다면 몇 년 뒤엔 성인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은주(202cm) 이후 대형 센터가 없었던 한국여자농구로선 박지수의 발견은 분명 수확이다.
궁금증 하나 더. 애당초 위 감독은 박지수를 최종엔트리에 포함하지 않더라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릴 태국에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합숙훈련을 진행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정 코치는 “처음엔 그렇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팀 훈련에 참가도 못한 상황에서 태국까지 따라가보면 뭐하겠나. 대표팀과 지수 본인의 장래를 위해서 그냥 보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지수가 빠져나가면서 결과적으로 대표팀 포스트는 약해졌다. 최장신 하은주도 빠지면서 신정자, 강영숙(이상 KDB생명), 양지희(우리은행), 곽주영(신한은행)이 골밑을 책임지게 됐다. 한편, 위성우호는 26일 11명으로 재편된 최종엔트리로 훈련을 재개했다. 현재 대표팀엔 곽주영(신한은행)을 제외하곤 전원 합류한 상태다. 이번에 새롭게 선발된 곽주영은 신한은행의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한 상태다.
[박지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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