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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진천 김진성 기자] “감독님이 믿음을 주셨어요.”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 주장은 맏언니 이미선(34, 삼성생명)이다. 이미선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불참했다. 발 부상으로 수술을 하느라 집에서 TV로 여자대표팀의 참사를 지켜봤다고 한다. 2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이미선은 “저게 뭔가 싶었다. 내가 스코어를 잘못 본 줄 알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회상했다. 이미선은 이번 대표팀에서만큼은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상황이 또 좋지 않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해 대표팀보단 상황이 좋지만, 부상자 속출로 합숙 1달이 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급기야 25일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뒤 7명이 짐을 싸서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대신 3명이 합류했다. 사실상 아시아선수권을 1달 앞둔 지금부터 새롭게 조직력을 맞춰가야 한다. 더구나 하은주와 정선화의 최종엔트리 탈락으로 포스트가 약해진 상황. 주장이자 팀을 이끄는 주전 포인트가드 이미선의 부담감이 커졌다. 이미선과 함께 백코트를 책임질 박혜진과 이승아는 아직 대표팀 경험이 적다.
이미선은 “이제까지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책임감이 느껴진다. 키가 작기 때문에 정상적인 세트 오펜스로는 중국과 일본을 이기기가 어렵다. 빠른 농구를 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1달이지만, 책임감을 갖고 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래도 부담은 갖지 않겠다고 했다. 이미선은 “부담을 너무 많이 가지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올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욕심부리지 않고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미선은 야전사령관으로서 대표팀이 불안한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아직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 중국과 일본에 맞는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중국과 일본을 이기는 게 쉽지 않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미선은 “그래서 다들 열심히 한다. 새벽훈련부터 집중력 있게 소화하고 있다. 이제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미선도 사실 아프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그녀는 핑계를 댔다면 이렇게, 저렇게 진단서를 끊고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몸 상태가 예년에 비해 훨씬 좋은데다 위성우 감독이 자신에게 전폭적인 믿음을 심어줬다고 했다. 이미선은 “선수와 감독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감독님이 내게 믿음을 줬다”라고 했다. 위성우 감독은 “이미선, 신정자 등 베테랑들이 잘 해줘야 한다”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제 정말 대표팀도 마지막이란 생각을 한다. 이번엔 몸 상태가 좋으니 뛴다. 하지만, 내년엔 또 내 몸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뛸 수 있을 때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라고 했다. 한국나이로 35살.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위기를 맞이한 여자농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이미선은 이번엔 몸 상태가 좋으니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대표팀에 봉사하겠다고 했다.
이미선은 “감독님도 부담이 많고, 경기에 뛰는 선수들도 부담이 많다. 여자농구가 항상 위기라고 하는데, 이번엔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라고 했다. 이미선은 혹여 후배들이 부담을 가질까봐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선은 “부담 없이 국내농구에서 했던 것처럼 하고 싶다.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미선이 위성우호와 끝까지 함께 하는 이유. 알고 보면 짠하다.
[이미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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