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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자존심이 걸려 있는 대결이다. 이란전 연패의 사슬을 끊겠다."
박기원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은 2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만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21강 조별리그 C조 1차전(이란-카자흐스탄) 경기를 관전한 뒤 이란전 설욕을 다짐했다.
박 감독은 이날 예정돼 있던 훈련 시간보다 2시간 먼저 숙소를 출발했다. 선수단을 모두 이끌고 그가 향한 곳은 대회 첫째 날 경기가 펼쳐진 함만 스포츠 콤플렉스. 이란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한국(세계랭킹 23위)은 이라크(현재 세계랭킹 없음)·아프가니스탄(세계랭킹 114위)과 함께 이번 대회 21강 조별리그 F조에 속해 있다.
당장 만날 일도 없는 이란(세계랭킹 12위)의 경기를 보기 위해 박 감독이 선수단을 재촉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 21강에서는 총 8조(A~H조)가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이어 16강도 다시 한 번 조별리그로 진행된다.
이라크·아프카니스탄은 약체에 속한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 16강에 올라가 C조 1·2위와 대결을 펼친다.
현재 C조에는 이란·쿠웨이트(세계랭킹 122위)·카자흐스탄(세계랭킹 48위)이 있다. 사실상 조 1위가 확정적인 이란은 16강에서 한국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은 이란에 갚아줘야 할 빚이 많다. 상대전적에서는 한국이 이란에 12승6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경기 결과는 정반대다. 한국은 2008년 이후 이란에 5연패를 당했다.
박 감독도 지난해 6월 2012런던올림픽 세계예선 1차전에서 이란에 0-3 완패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이날 이란의 3-0 승리를 지켜본 박 감독은 "이란의 실력이 더욱 늘었다. 리시브·연타 등은 좋아진 반면 범실은 크게 줄었다"며 "현재 이란은 신장·서브·공격 등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에 있다. 하지만 수비와 경기 운영은 우리가 낫다.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경기인 만큼 무조건 이겨서 연패의 사슬을 끊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이란과 특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다. 그는 지난 2002~2005년까지 이란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전 친정팀인 이란과의 대결에 대해 박 감독은 "팀을 옮기면 옛 일은 모두 잊어야 한다. 나는 이제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며 "이란 선수들은 경기력이 뛰어난 반면 성격이 다혈질이라는 약점이 있다. 한 번 페이스를 잃으면 그대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는 같은 날 각팀 단장·감독·팀닥터 등이 모인 가운데 개최된 제너럴미팅에서 이번 대회 참가국이 24개에서 21개국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요르단·인도네시아·파키스탄이 대회 출전을 철회했다.
24강에서 21강으로 대회가 축소되며 조별리그 조편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초 A조에 속해 있던 요르단과 인도네시아가 모두 빠지고 G조에 있던 우즈베키스탄이 A조로 자리를 옮겼다.
H조에서는 파키스탄이 제외되고 남아있는 레바논과 태국 양팀이 대결을 펼친다.
이로 인해 각 2팀씩이 조별리그를 치르는 A조(아랍에미리트·우즈베키스탄)·G조(인도·카타르)·H조(레바논·태국)는 21강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모두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박기원(아랫줄 왼쪽)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2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만 스포츠 콤플렉스를 찾아 이란과 카자흐스탄과의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21강 조별리그 C조 1차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대한배구협회]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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