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KCC와 김민구가 만났다.
전주 KCC는 지난 2012-2013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태풍, 하승진 등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일찌감치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KCC는 지난 시즌 리빌딩에 주력했다. 연세대 출신 슈터 박경상을 주축 멤버로 키워냈고, 김효범을 영입해 가드진을 보강했다. 강병현도 복귀해 최고수준의 가드진을 구축했다. 때문에 KCC는 빅맨 자원이 절실했다. 하승진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하겠지만, 하승진은 고질적인 잔부상이 있고, 40분 풀로 소화하긴 어렵다.
KCC 허재 감독은 김종규를 원했다.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면 김종규를 뽑을 것임을 내부 방침으로 정했다. 허 감독은 그동안 신인드래프트, 외국인 드래프트서 연이어 ‘신의 손’으로 불렸기에 이번에도 효험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도 됐다. 그러나 1순위 지명권 추첨을 LG에 넘겨주면서 2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KCC의 선택은 결국 김민구였다. 이번 드래프트는 김종규를 제외하곤 준수한 빅맨 자원이 그리 많지 않다는 평가. KCC는 포화된 가드진에 김민구를 선택하면서 가드진 교통정리라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김민구의 출장시간부터 활용방안, 향후 플레이 스타일까지 잘 다듬어야 한다. 허재 감독의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그러고 보니 김민구와 허 감독은 남다른 인연의 끈이 있다. 김민구는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서 베스트5로 선발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는데, 당시 김민구의 활약을 지켜본 국내 농구관계자들은 딱 ‘리틀 허재’란 평가를 내렸다. 번개 같은 스피드와 속공전개능력,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외곽슛 능력까지. 허재의 전성기 시절을 똑 닮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민구는 허 감독의 현역시절처럼 코트를 자유롭게 휘저으면서 창조적인 플레이를 해냈다.
그런 ‘리틀 허재’를 ‘진짜 허재’가 어떻게 키워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김종규의 LG행만큼이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스토리가 빈약한 프로농구에 김민구의 프로 적응과 성장, 그리고 허 감독의 가르침이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허 감독이 김민구의 플레이 스타일을 개조할 것인지가 특히 관심거리다. 아무래도 김민구의 플레이가 창조적이지만, 투박하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김민구는 2순위 선발 이후 “제2의 허재가 아닌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허 감독은 씩 웃었다. 무슨 의미일까. KCC가 다가오는 올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특히 허 감독과 김민구의 궁합이 어떨지 궁금하다.
[김민구.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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