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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희망 찾기'에 나선 한화 이글스의 갈증을 풀어줄 비밀병기가 나타났다. 고졸 신인 장운호가 그 주인공이다.
장운호는 배재고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마무리훈련 당시 이정훈 한화 퓨처스팀 감독은 "장운호가 타격과 수비 센스가 좋다"며 "퓨처스팀 붙박이 4번으로 내보내면서 물건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다. 이 감독의 혹독한 조련을 거친 장운호는 서서히 1군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날(9월 30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임했다.
이 감독은 장운호를 연습경기 내내 4번타자로 내보내며 기회를 줬다. 타격감도 괜찮았다. 하지만 퓨처스 무대는 또 달랐다. "아무리 2군이라지만 고교 때와는 달랐다"는 것이 장운호의 설명.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데뷔 첫해 1군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장운호가 공을 잘 따라간다. 괜찮아 보인다"면서도 "1군은 2군과 다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은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운호에게 29일 KIA전은 잊지 못할 경기다. 첫 선발 출전은 물론 프로 첫 안타를 적시 2루타로 장식했고, 멀티히트로 활약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대타도 긴장되는데 첫 선발 출전이라 더했다"는 장운호다. 특히 이날 3회초 터트린 데뷔 첫 안타는 그가 소신을 갖고 만들어낸 일타였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경기 후 친구들과 선·후배들의 "축하한다"는 연락이 쇄도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KIA의 깊은 내야 수비를 감안해 기습번트를 주문했다. 하지만 장운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당돌하게 "쳐보겠다"고 했고, 힘차게 배트를 돌려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번트보다는 한 번 쳐보고 싶었다"던 그는 "중요한 순간에 나온 데뷔 첫 안타였기에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고 말했다. 대단한 배짱이다.
고교 시절 투수로도 활약한 장운호의 입단 당시 포지션은 내야수. 한화 스카우트팀의 권유였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외야수로 전향했다. 내-외야 수비를 병행하면서 외야수가 더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석천 수비코치는 장운호가 1군에 올라오자마자 "못 하면 안된다"고 강조하며 외야 수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장운호는 "아직 타구 판단 등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강석천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신다"고 말했다.
장운호의 롤 모델은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의 팀 동료인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다. 그는 "푸이그가 빠르고 적극적인데다 방망이와 어깨까지 다 갖춘 선수다"며 "원래 메이저리그를 안 봤는데 (류)현진이 형 경기를 보고 나서 (푸이그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시즌 타율 3할 2푼 1리 19홈런 42타점으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에 힘을 보탠 외야수. 장타력과 타격 정확성, 준수한 수비와 강견, 빠른 발까지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자신이 직접 찍은 장운호를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확실한 포지션이 없던 장운호를 살린 것도 이 감독이다. 장운호는 "거의 매일 훈련했다"며 "하루 쉬는 날도 전화해서 훈련을 지시하시더라. 덕분에 훈련 습관이 몸에 뱄다"고 말했다. 이어 "1군에 와서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이 감독님께서 타격과 수비, 주루 모두 다 봐주셨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기본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감독님 덕이다"고 덧붙였다.
장운호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절대 위축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기록도 좋지만 몸소 보여주며 어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올 시즌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나가면 내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 위축되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겠다. 안타보다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그게 쌓이다 보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한화 이글스의 '고졸 루키' 장운호.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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