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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23위)이 카자흐스탄(세계랭킹 48위)을 꺾고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회 16강 조별리그 K조 1차전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3-0(29-27, 25-20, 25-23)으로 이겼다.
21강에서 각각 이라크(현재 세계랭킹 없음)와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한국과 이란(세계랭킹 12위)은 16강에 1승씩을 가지고 올라왔다. 반면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은 1패씩을 안고 16강을 시작했다. 21강 같은 조끼리는 16강에서 경기를 하지 않는다.
16강 조별리그에서는 조 1, 2위가 8강에 진출한다. '장신 군단' 카자흐스탄(2패)을 무너뜨리며 1승을 더한 한국(2승, 승점 6)은 최소 2위 자리를 확보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8강에 오르게 됐다.
앞서 치러진 경기에서 이라크(2패)를 3-0으로 완파한 이란(2승, 승점 6)은 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승점, 세트득실률까지 같으나 점수득실률(이란 1.327, 한국 1.222)에서 앞섰다. 한국은 오는 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이란과 조 1위 자리를 놓고 16강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카자흐스탄은 평균 신장이 198㎝다. 이번 대회 참가국(21개국) 가운데 평균 신장이 호주(201㎝)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기술이 뛰어난 한국(평균 신장 192㎝)이라지만 6㎝의 신장 차를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1세트부터 박빙이었다.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양 팀은 나란히 24점 고지에 올랐다. 한국이 한 발 도망가면 카자흐스탄이 따라붙었다. 27-27에서 김정환의 스파이크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곽승석(대한항공)의 블로킹에 힘입어 가까스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 들어서자 김정환(우리카드)과 전광인(KEPCO)의 날카로운 공격이 카자흐스탄의 높은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린 한국은 25-20으로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카자흐스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 중반 14-17로 뒤져 있던 카자흐스탄은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을 앞세워 22-21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은 자멸했다. 연이은 득점에 다소 흥분한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3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한국에 점수를 헌납했다. 가만히 서서 매치포인트 상황을 맞은 한국은 김정환의 시원한 공격을 끝으로 이날의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김정환(14점)과 전광인(13점) 쌍포가 27점을 합작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박 감독은 "쉬지 않고 매일 경기를 하다 보니 선수들 몸에 무리가 온 것 같다. 고생하는 선수들을 보면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다음 이란전은 더 힘들 것이다. 갚아야 할 빚도 있지만 8강 진출이 확정된 만큼 무리는 하지 않겠다. 그저 우리 선수들을 믿겠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동료들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다. 내가 대신 한 발이라도 더 뛰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음 상대인 이란은 강팀이다. 하지만 우리가 분석을 잘해서 맞붙는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자배구대표팀. 사진 = 대한배구협회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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