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고개 숙인자들의 대반란이다.
삼성의 정규시즌 3연패에 가장 큰 수훈을 세운 선수는 누구일까. 확실히 마운드보단 타선에 방점이 찍힌다. 특히 채태인, 배영섭, 최형우를 빼놓을 수 없다. 채태인은 2일 부산 롯데전 직전까지 93경기서 타율 0.373 11홈런 52타점, 배영섭은 111경기서 타율 0.300 38타점 65득점 23도루, 최형우는 타율 0.305 28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이들의 공통점, 절치부심이다.
류중일 감독은 2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팀내 MVP는 채태인이다”라고 했다. 채태인은 2011년 53경기서 타율 0.220, 2012년 54경기서 타율 0.307에 그쳤다. 사실상 주전에서 밀렸다. 201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서 입은 뇌진탕 후유증이 지속됐다. 지난해엔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며 1군에서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말끔하게 만회했다. 8월 17일 포항 넥센전서 수비하던 도중 어깨 뼈에 금이 가는 부상만 입지 않았다면 올 시즌 타격왕도 가능했다.
채태인은 올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내며 위기의 삼성을 수 차례 구했다. 이승엽이 부진했으나 채태인이 제 몫을 해주면서 삼성의 좌타라인은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리그 톱 수준인 1루수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서 까다로운 타구도 잘 걷어냈다. 시즌 막판 어깨 부상을 입었을 때 채태인을 일본에 보내 특수치료를 받게 한 건 그만큼 그의 존재가 소중하단 걸 일깨워준 사례였다.
배영섭도 지난해 주춤했다. 122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45 64득점 38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엔 111경기에 나서고도 타율, 타점, 득점 모두 지난해를 뛰어넘었다. 톱타자로 중용되면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엔 톱타자가 부진하면서 득점루트가 막혔는데, 올 시즌엔 제 몫을 해주면서 박한이가 굳이 테이블세터로 나설 이유가 줄었다. 배영섭은 박한이, 정형식, 김상수 등과 함께 테이블세터를 구성하며 삼성의 돌격대장 노릇을 해냈다.
배영섭은 9월 초순 레다메스 리즈(LG)의 강속구에 헬멧을 정통으로 맞아 후유증을 톡톡히 겪었다. 결국 두통 및 후유증으로 1군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1군에 돌아와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하는 배영섭으로선 다가올 한국시리즈가 간절할 수밖에 없다.
또 1명의 우승 수훈선수로 4번타자 최형우를 꼽을 수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대부분 경기서 4번으로 중용됐다. 지난해 초반엔 이승엽 바로 다음인 4번타순에 들어서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극도의 슬럼프를 겪었다. 결국 타순이 조정됐고, 박석민에게 4번을 넘겨줬다. 2011년 붙박이 4번타자로서 거둔 타율 0.340 30홈런 118타점의 대기록 위엄도 사라졌다. 하지만, 올 시즌엔 4번에서도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엽이 부진하자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홈런과 타점 모두 리그 2위다. 국내 최고의 왼손 장타자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최형우가 9월에 약간 주춤하지 않았다면, 개인성적은 더 올라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활에 성공하며 국내 최고의 왼손거포로 공인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다. 삼성으로선 한국시리즈서도 클러치 상황에서 최형우가 잘해줘야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이 편안해진다. 류 감독은 “배영수(14승), 윤성환(12승), 장원삼(12승), 차우찬(10승) 등 선발 4인방도 투수 MVP”라고 했지만, 지난해 고개 숙인 자들이 올 시즌 우승의 주역이 된 스토리가 주는 감동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삼성으로선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정규시즌 3연패다.
[채태인.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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