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롤러코스터의 끝은 내리막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51승 3무 74패를 기록하며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초반부터 처진 한화를 제외하면 가장 나빴고, 처음으로 1군 리그에 참가하는 NC에도 밀린 성적이었다.
KIA 선동열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는 높은 곳에서 멈출 수 없다. 롤러코스터의 마지막은 항상 낮은 곳이다. KIA는 가장 높은 곳(1위)까지 올라갔다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낮은 곳에서 시즌을 마쳤다. 전혀 예상 밖의 결과였다.
기대했던 선발진이 제 몫을 하지 못한 것이 상위권 도약을 노렸던 KIA에게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불펜이 불안했음에도 KIA는 막강한 선발진이 있어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믿었던 선발진이 힘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 2명(앤서니 르루, 김진우)과 9승 투수 3명(윤석민, 서재응, 헨리 소사)이 있었다. 올해는 9승만 3명(양현종, 김진우, 소사)이 남고 10승 투수는 사라졌다.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승 투수가 없었던 것이 단 2번(2005, 2007) 있었다. 이 두 시즌 모두 순위는 8위. 10승 투수가 없는 3번째 시즌이 된 올해 역시 8위다.
선발투수 중 10승을 따낸 선수가 없었다는 것은 단순히 선발진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선발투수 본인의 문제도 있지만, 타선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지 못한 동시에 어렵게 만들어진 승리 요건도 불펜이 날려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투타 모두가 어려웠다는 것인데, 원인은 부상이었다. 우선 FA로 영입된 김주찬은 타율이나 도루 등의 기록을 떠나 출전한 경기보다 그렇지 못한 경기가 더 많았다. ‘김주찬 효과’는 반짝하고 사라졌다. 김주찬이 떠난 자리를 신종길이 잘 메워주기는 했지만, 김주찬 외 다른 선수들의 빈자리까지 신종길 혼자 채울 수는 없었다.
100경기 이상을 출전한 야수는 단 5명(나지완, 이범호, 안치홍, 신종길, 이용규)에 불과했다. 김용달 코치와의 만남에 크게 만족스러워 했던 최희섭은 4월에만 타율 .319, 6홈런 24타점으로 ‘용달매직’을 보여줬지만, 5월부터는 17타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트레이드도 효과가 없었다. 불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KIA는 거포 김상현과 좌완 진해수를 SK에 내주고 우완 송은범과 사이드암 신승현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기대했던 송은범은 기존 셋업맨들보다 실망스러운 피칭만 반복했고, KIA 불펜 시즌 막판까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KIA는 엄청난 부담 속에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가게 됐다. 타이거즈는 KIA로 팀명을 바꾼 이후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겪은 적이 없다. 해태 역사의 후반기에 해당하는 1998년부터 KIA로 간판을 바꾼 뒤 초기인 2001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일은 있었지만, 1990년대 후반은 구단 재정의 악화로 인해 불가피한 전력 누수가 많았다는 점에서 지금의 부진과 비교하기는 힘들다.
다가올 2014 시즌에 4위 안에 들지 못한다면 타이거즈의 역사에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추가된다. 최근 간판타자 나지완이 가능할 경우 입대 대신 아시안게임까지 팀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KIA는 맹훈련을 예고하며 일찌감치 다음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KIA 타이거즈(위)-기대에 미치지 못한 송은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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