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순위에는 의미 두지 않습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자체로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
20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LG 트윈스 최동수가 11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한 후배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최동수는 5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은퇴식을 가진다. 그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쉬지 않고 달려온 지난 20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지난 1994년 LG에 입단해 통산 1293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8리 90홈런 502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최동수는 "20년 동안 달려온 시간은 남다르다"며 "20년간 했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남들보다 재능이 떨어지니 더 노력했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당초 최동수의 은퇴식을 경기 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김 감독은 "경기 끝나고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최동수는 "관중 없을 때 할까봐 그러신 것 같다.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2002년 이후 11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뤄낸 후배 선수들에 대해서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LG는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직행 여부가 갈리게 된다.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그럼에도 최동수는 "순위에는 의미 안 둔다"며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로 굉장히 감격스럽다. 선수 말년에 후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팀이나 목표는 우승이지만 나는 우승하지 못해도 정말 자랑스러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아울러 "LG는 내가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한 구단이다"며 "2군에 있을 때는 1군에서 뛰는 게 목표였고, 1군에 올라온 뒤에는 LG에서 은퇴하는 꾸을 꿨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사랑했기에, 그걸 입고 은퇴한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가족들도 다 왔다"고 말했다.
이날 최동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는 '캡틴' 이병규(9번)를 포함한 후배 선수들의 요청으로 지난달 말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후배 선수들의 토스배팅 등을 돕기도 하고,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연습만으로도 설레더라"며 "간만에 방망이를 잡으니 어색하면서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점수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대타로 한 차례 나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최동수는 "매 순간이 좋은 추억거리였다"며 "정말 복 많이 받고 야구했다. 지금까지 고생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시구자로 나섰다. 타석에는 '캡틴' 이병규가 들어섰다. 최동수가 힘차게 공을 뿌리자 잠실구장에 모인 2만 7천 관중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베테랑에 대한 예우였다.
[5일 두산전을 마치고 은퇴식을 갖는 LG 최동수가 경기 전 시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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