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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빅게임 피처'였다. LG 트윈스 류제국의 승리는 팀이 필요할 때 나온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시즌 최종전에서도 그랬다.
류제국은 5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 7⅓이닝 동안 8피안타(2홈런)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호투로 시즌 12승(2패)과 더불어 팀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끌었다. 초반 피홈런 2개를 딛고 일어나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낸 류제국이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20경기 12승 2패 평균자책점 3.87. 국내 무대 첫해 충분히 만족스런 성적을 냈다.
이날 류제국은 최고 구속 146km 직구(44개)에 커브, 체인지업(이상 24개), 투심패스트볼(12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공략했다. 백투백 홈런을 맞은 실투 2개를 제외하면 매우 깔끔했다. 특히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면서 3회부터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호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류제국은 항상 "나는 큰 경기에서 던지는 걸 좋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리고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올라 항상 승리를 가져다줬다. "류제국이 등판하면 타선이 폭발한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확실히 달랐다. 초반 치명적인 백투백 홈런을 딛고 스스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전 직후에는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하며 호투가 운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는 만원 관중(27000명) 속에서 자신과 계약한 L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였다.
류제국은 1회초 1사 후 허경민에 안타를 맞았지만 민병헌을 헛스윙 삼진,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잡아 첫 이닝을 넘겼다.
문제의 2회. 선두타자 홍성흔과 이원석에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2홈런 모두 145km, 143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린 결과였다. 하지만 류제국은 흔들리지 않고 정수빈을 삼진, 최재훈과 김재호를 나란히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는 비교적 깔끔했다. 3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류제국은 4회초 2사 후 이원석에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으나 정수빈의 안타성 땅볼 타구를 2루수 손주인이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뒤 송구까지 완벽 마무리,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2사 후 이종욱에 안타와 도루를 내줬지만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6회를 안타 하나만 내주고 막아낸 류제국은 팀이 4-2로 역전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지켜내는 것이 중요했다. 류제국은 7회초 선두타자 이원석에 안타를 내줬으나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 양의지를 4-6-3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막아냈다. 그는 어느 때보다 격한 세리머니를 기쁨을 표현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이닝 타이기록 수립은 '덤'이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으면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 류제국은 8회초 선두타자 김재호에 안타를 내줬지만 이종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개인 최다이닝을 경신한 순간.
104구를 던진 류제국은 차명석 투수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LG 팬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류제국의 이름을 외쳤고, 그는 모자를 벗어 들고 화답했다. 류제국에 이어 등판한 마무리 봉중근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5개를 잡고 5-2 승리를 지켰다. 맘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과 류제국은 환호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얼굴이었다. 류제국의 시즌 12승은 덤이었다.
류제국의 호투가 없었다면 진작에 무너지는 경기였다. 2회초 홍성흔-이원석의 백투백 홈런 임팩트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제국은 꿋꿋하게, 안정적으로 버텼다. 결과는 LG의 플레이오프 직행.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류제국, 괜히 '빅게임 피처'가 아니다.
[LG 트윈스 류제국은 역대급 '빅게임 피처'였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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