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고착화된 순위에 대변화가 일어난 올시즌이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5일 3경기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삼성이 75승 2무 51패로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에 성공한 가운데 LG가 극적으로 2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마지막날까지 2, 3, 4위가 결정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개됐다.
삼성, SK, 롯데, 두산. 몇 년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을 나열한 것일까. 정답은 2012시즌이기도 하고 2008시즌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0시즌도 마찬가지다.
2008~2012년까지 5시즌간 3시즌에 이 4팀이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2009, 2011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9시즌에는 KIA, SK, 두산, 롯데, 2011시즌에는 삼성, SK, 롯데, KIA로 4팀 중 3팀에 KIA만 더해졌다.
올시즌에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팀으로만 본다면 삼성과 두산, 두 단골손님이 포함됐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난 몇 시즌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음을 알 수 있다.
일단 LG와 넥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002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LG는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70승에 도달하는 등 시즌 중반 이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비록 정규시즌 우승은 삼성에게 내줬지만 2위 자리를 놓고 치른 마지막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해피 엔딩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LG팬들의 로망인 '가을잔치에 유광점퍼 입고 잠실구장에서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것'도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
플레이오프 직행은 놓쳤지만 넥센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다사다난한 전반기를 마친 넥센은 8월 한 때 4강 자리를 위협 받기도 했지만 9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4강에 안착했다. 2008년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특히 다른 8개 구단과는 운영 방식이 다르기에 더욱 값진 그들의 3위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LG와 넥센이 웃었다면 SK와 롯데는 울었다. 프로야구 사상 전무했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SK는 한 시즌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여기에 5일 NC에게 역전패하며 5할 승률도 물거품됐다.
롯데도 포스트시즌 진출 행진을 마감했다. 2008년 이후 가을잔치 단골손님이었던 롯데는 예견된 전력약화 속에 결국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타선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KIA의 충격도 만만치 않다. 시즌 전 예상을 감안한다면 롯데보다 더욱 충격파가 큰 2013년이었다. KIA는 4월 한 달간 쾌속질주하며 선두에 자리했지만 이후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 순위가 계속 떨어졌다. 결국 신생팀 NC에게도 밀리며 8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순위 싸움이 전개된 2013년 프로야구. 각 팀 감독들의 속은 그만큼 더 타들어갔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더욱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올시즌이다.
[LG와 넥센 선수단(첫 번째 사진 위부터), SK 이만수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두 번째 사진 왼쪽부터).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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