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특급 투수전 흠집, PS답지 않은 어수선한 플레이들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특급 투수전이 살짝 빛이 바랬다.

9일 목동구장.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선발투수 벤헤켄과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눈부신 호투를 했다. 벤헤켄과 유희관은 나란히 7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해 타선을 압도한, 꽤 흥미로운 선발 투수전이었다. 결국 두 투수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 두 팀 베터리와 내야진이 연이어 어수선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승부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두산의 8회초 공격. 1사 1,3루 상황에서 넥센은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두산은 대타 오재일. 오재일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었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2루에 토스해 1루주자를 아웃시켰다. 그러나 이후 1루 송구가 빠지면서 0-0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넥센 내야진이 약간 대처가 늦은 탓에 송구 시간도 오래 걸렸고 실제 1루 송구도 깔끔하지 못했다.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다. 어수선한 플레이는 8회말에 본격적으로 나왔다. 2사 2루 상황. 두산 마운드는 홍상삼이 지키고 있었다. 첫 타자 이택근을 잘 잡은 상황. 홍상삼-양의지 베터리는 박병호를 사실상 거르려고 했다. 양의지는 일어서서 공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홍상삼은 손에서 공이 빠진 탓인지 어이없는 높은 볼을 던져 2루주자 서건창을 3루로 보내줬다.

이후에도 포수 양의지가 블로킹을 옳게 하지 못했고 홍상삼의 홈 커버도 늦어 서건창이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기운이 빠진 홍상삼은 박병호에게도 백스톱 뒤로 날아가는 볼을 던져 볼넷으로 내보냈고 강정호 타석에서 또 한번 폭투를 범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지 못한 플레이였다.

이런 양상은 9회초에 또 한번 나타났다. 이번엔 또 다시 넥센 내야진. 무사 2루 상황에서 정수빈이 희생번트를 댔다. 타구를 잡은 투수 손승락이 1루에 악송구를 범해 정수빈이 홈을 밟고 말았다. 팽팽한 투수전이 결국 비자책점으로 갈린 것이다. 결국 두산 배터리, 넥센 내야진의 연이은 불안한 플레이로 승부가 크게 요동쳤다. 결과적으로는 두산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명품 선발투수전의 빛을 잃게 하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넥센 내야진은 10회에도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에 악송구를 범했으나 2루로 뛰던 오재원을 가까스로 잡아내는 등 경기 막판 다소 불안했다. 두산도 연장 10회 1사 1루 상황에서 오현택의 1루 견제 악송구 하나로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넥센이 김지수의 끝내기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막판 어수선한 플레이들이 선발들의 호투를 가로막고 승부를 엉뚱한 방향으로 튀게 했다.

포스트시즌은 축제다. 넥센과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서 대체로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1차전도 그렇고 2차전도 경기 막판 연이어 찜찜한 플레이가 나오면서 흥미가 살짝 반감됐다. 두 팀의 3~4차전 과제도 명확하다. 실책성 플레이를 줄이는 팀이 포스트시즌 티켓 획득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홍상삼의 투구가 높게 뜨자 점프하는 양의지.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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