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장면이었다.
홍상삼(두산 베어스)은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등판, ⅔이닝 무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홍상삼은 55경기에 출전, 5승 4패 5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 한 축을 형성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도 1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이의 구위가 좋다. 믿을만 하다"고 했으며 홍상삼은 "들쭉날쭉한 컨트롤이 내 장점인 것 같다. 공이 왔다갔다하니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상삼은 팀이 1-0으로 앞선 8회말 1사 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다. 그는 첫 타자 이택근을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며 전날 활약을 이어갔다.
다음 타자는 박병호. 두산 벤치는 고의사구를 선택했다. 포수 양의지도 일어섰다. 하지만 홍상삼의 초구는 양의지의 키를 훌쩍 넘어 뒤로 향했다. 고의사구 때 폭투라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
끝이 아니었다. 홍상삼은 다음 공에 또 다시 폭투를 기록했고 그 사이 3루 주자 서건창이 홈을 밟았다. 연속 폭투로 인해 1점을 내준 것이다. 이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마지막 던진 공 역시 포수가 잡지 못했다.
홍상삼은 이어진 2사 1루에서도 강정호를 상대로 폭투를 기록하며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1이닝동안 공식적으로는 3개, 사실상 4개 폭투를 기록한 것.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한 이닝 최다이자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명의 투수가 한 경기에 기록한 최다 폭투는 1992년 10월 8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박동희(당시 롯데)가 빙그레를 상대로 기록한 3개였다. 이 기록을 홍상삼은 한 이닝도 되지 않는 시간에 사실상 넘어섰다. 2개 연속 폭투 역시 최다 타이다. 통산 6번째.
이후 홍상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볼넷을 내준 뒤 쓸쓸히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가 말한 장점인 '들쭉날쭉한 제구'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홍상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해 홍상삼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용덕한과 박준서에게 홈런포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운 모습이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재현됐다.
두산 불펜진을 생각한다면 홍상삼이 해줘야 한다. 홍상삼이 이날 아쉬운 모습을 딛고 3차전에는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두산 홍상삼(왼쪽)이 폭투로 서건창에게 득점을 허용한 모습. 사진=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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