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에도 풍성한 기록이 기다리고 있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프로농구도 어느덧 1997년 출범 후 18번째 시즌이다. 청년이 된 프로농구는 지난 17년간 숱한 기록을 먹고 자랐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대기록이 코트를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 사실 올 시즌엔 기록들의 가치가 남다르다. 훗날 KBL 기록은 2013-2014시즌 전과 2013-2014 이후로 나뉠 수도 있다.
▲ KBL 레전드들의 기록파티
KBL을 주름잡았던 베테랑 스타들의 굵직한 기록 도전을 지켜봐야 한다. 주희정(SK)은 통산 8000득점에 도전한다. 현재 7918득점을 기록 중인 주희정은 서장훈, 추승균, 문경은, 김주성에 이어 통산 5번째 8000득점에 단 82점만 남겨뒀다. 또한, 주희정은 통산 499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10개만 보태면 사상 첫 통산 5000 어시스트 고지를 밟는다. 주희정은 스틸도 1384개를 기록 중인데, 사상 첫 통산 1400스틸에 16개만 남겨뒀다.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만 하면 무난히 달성할 기록들이다.
KBL의 또 다른 간판스타 김주성(동부)은 900블록슛에 단 2개만을 남겨뒀다. 김주성은 당장 12일 KGC인삼공사와의 개막전서 사상 첫 통산 900블록슛 달성이 가능하다. 김승현(삼성)과 임재현(KCC)은 각각 통산 900스틸과 통산 800스틸에 15개, 23개를 남겨뒀다. 감독으로 눈을 돌려보면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올 시즌을 완주하면 10시즌째 모비스를 지휘하는 기록을 남긴다. 이는 국내 감독 중 최초다. 또한 김진(LG) 감독이 299승으로 통산 4호 300승에 단 1승만 남겨뒀다. 12일 SK와의 개막전서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추일승(오리온스) 감독도 195승으로 통산 200승에 단 5승만 남겨뒀다.
▲ 2014-2015시즌부터 기록관리 어떻게 하나
문제는 올 시즌이 아닌 2014-2015시즌부터다. KBL은 다음 시즌부터 48분게임(한 쿼터 12분) 시대를 맞이한다, 이변이 없는 한 확정적이다. 이럴 경우 12-13시즌을 끝으로 기록관리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경기 시간이 길어지니 기록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 KBL은 내부적으로 48분 경기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당연히 기록 관리를 놓고도 명확한 유권해석이 나와야 한다.
결국 40분 경기서 만들어진 기록과, 48분 경기서 만들어진 기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각종 통산 누적기록의 경우 48분 경기서 만들어졌다는 것만 체크하면 된다. 그러나 누적기록이 아닌 평균기록을 계산할 때 약간의 혼란이 생긴다. 해당 시즌의 평균기록 순위를 가리는 건 문제가 없어도 40분 체제서 만들어졌던 평균기록과 48분 체제서 만들어질 평균기록의 절대적 비교는 불가능해진다. 선수들의 출전 시간과 주변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농구인은 “KBL이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40분 체제와 48분 체제에서 나온 기록이 상황에 맞게 구분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서 40분 풀타임을 뛰고 기록한 득점, 리바운드 누적기록이 48분 풀타임을 뛰고 찍은 기록보다 더 좋을 경우 그게 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48분 체제서 산정된 개인 평균기록과 순위, 40분 체제서 산정된 개인 평균기록과 순위를 철저히 구분해서 관리할 필요도 있다.
단순한 논리로 보면, 경기시간이 8분 늘어나면 오히려 선수 개개인의 기록은 풍성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만큼 출장시간을 길게 가져가면서도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농구인은 “국내농구 사정상 당장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좋은 기록이 쏟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주전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기력이 약화되고 기록도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농구는 출범 초창기에 비해 최근 몇 년 사이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시즌부터 48분 경기가 시작되면 각종 기록도 요동칠 전망이다. 혹시 먼 훗날 48분 체제가 정착되면 더 좋은 기록이 속출할 수도 있다. 그래도 올 시즌까지 40분 체제 속에서 만들어질 각종 누적, 평균 기록의 가치는 영원히 빛을 잃어선 안 된다. 그게 바로 프로농구가 걸어온 역사이기 때문이다.
[주희정(위), 김주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