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가수 김지수는 2010년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에서 '신데렐라'를 열창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넥센 히어로즈 김지수는 너무나 값진 끝내기 안타 하나로 '신데렐라'가 됐다. 2군의 설움을 날려보낸 그의 끝내기 안타는 많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지수는 2009년 2차 5라운드 전체 35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0년까지 23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한 채 입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돌아왔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넥센 내야진은 탄탄했다. 하지만 김민우와 신현철의 이탈로 김지수에게 기회가 왔다. 이를 놓치지 않은 그는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얻어낸 천금 같은 기회였다.
놓치고 싶지 않았고, 놓칠 수 없었다. 김지수의 끊임없는 노력은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는 전날(9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0회말, 1사 3루서 데뷔 후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 들어섰고, 값진 끝내기 안타로 팀의 2차전 승리를 결정지었다.
넥센은 패배 목전까지 갔던 2차전을 이기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서 2승과 1승 1패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김지수의 역할이 컸다. 이날 각종 포털사이트는 김지수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졌다. 포스트시즌 첫 타석서 안타를 '무려' 끝내기 안타로 장식하는 최고의 행운을 얻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김지수가 올해 연봉 값은 다 했다"며 기뻐했다. 데일리 MVP로 선정돼 취재진과 만난 김지수는 기자회견 말미에 '부모님'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
남은 포스트시즌에 이런 사례가 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선수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좋은 예는 지난 1994년 김선진(당시 LG)이다. 그는 태평양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말 대타로 나서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은 LG의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김선진은 5시즌 통산 타율 2할 6푼 6리 6홈런 57타점을 기록한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으나, 결정적인 끝내기포 한 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무명이던 선수가 경기에 나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요도에 따라 그 여파에 차이가 있다. 김지수의 경우 모든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준플레이오프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려 메가톤급 임팩트를 남겼다. 그만큼 운도 따랐다.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김지수와 같은 사례가 또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다.
[넥센 히어로즈 김지수가 9일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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