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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두 번의 실수, SBS가 체면을 구겼다.
SBS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와 관련된 방송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때 아닌 비난을 받았다. 각각 SBS '8뉴스', SBS '스포츠 뉴스'에서 일베 관련 자료가 노출돼 지상파 방송으로서의 신중함을 놓친 것이다.
시작은 지난 8월이었다. 8월 20일 방송된 '8뉴스'에선 보도 중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의 이미지가 전파를 탔다. 일본 수산물 방사능 공포에 대해 다루며 방사능 유출로 인해 수산물에도 방사능 피폭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자료가 나왔다.
후쿠시마산 가자미류 방사능 검출량을 나타내는 도표 하단에 사람 형상을 한 흐릿한 워터마크가 보였다. 이는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이미지였던 것.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로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사용되는 이미지였다.
이와 관련, SBS는 8월 21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일간베스트 관련'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해명에 나섰다. SBS는 일베에 게재된 '촬영저장소 SBS 내부 인증 가다'라는 사진과 관련해 "SBS CNBC 부조(부조정실)인 것은 분명하나 SBS 직원이 찍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다. 왜냐하면 부조는 직원만 출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많은 견학인과 방문객들이 오고 가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SBS 심의사항 보고'가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SBS가 ERP 내부 공지사항에 올린 '심의사항 보고'가 외부로 유출된 것은 분명하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유출 경위를 조사중이다. SBS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외부 유출자를 찾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SBS는 "제작진의 부주의로 故 노무현 대통령과 유가족, 그리고 관련된 분들께 큰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앞서 한 네티즌이 일베에 SBS CNBC 부조정실 사진과 해당 방송사고와 관련된 '심의사항 보고' 사진을 게재하며 자신이 SBS 직원임을 인증해 논란이 확산됐고, 이로 인해 SBS는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한차례 곤욕을 치른 SBS의 일베 논란이 수그러들 때쯤 또 사건이 터졌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SBS '스포츠 뉴스'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의 농구 정기전에 대해 보도하던 중 잘못된 자료를 내보낸 것. SBS 측은 연세대를 뜻하는 'ㅇㅅ'이 아닌 일베를 뜻하는 'ㅇㅂ'으로 된 자료를 내보내는 방송사고를 내는 부주의를 보였다.
이에 SBS 측은 지난 1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베 자료를 보낸 실수는 사실 사소한 일이다. 밑에 자막을 입력하는 용역 직원이 있다. 그 직원에게 마크를 찾으라고 했는데 포털 사이트에서 연세대학교 마크를 찾다가 상단에 있는 것을 사용한 것 같다"며 "용역 직원이 저지른 실수이지만 실수가 거듭된 것은 피할 수 없는 나쁜 일"이라며 "하지만 일베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 실수가 거듭된 것은 지적 받아 마땅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 고용 형태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다보니 자꾸 그런 부실한 부분이 사고로 나타나는 것 같다. 잘 몰라 그렇게 됐다. 책임은 담당 PD나 아이템 책임자가 지게 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는 10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일본 수산물 방사능 안전 여부에 대해 보도하면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포함된 자료화면을 노출하고 방사능 검출량 수치와 날짜를 원본과 다르게 표시해 방송한 SBS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 제20조(명예훼손 금지)제2항 위반으로 '주의'를 줬다.
충분한 자료 조사와 그에 걸맞는 자료가 나가야 할 뉴스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특정 사이트의 자료, 그것도 고인을 비하하고 한 사이트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자료가 아무런 확인도 없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SBS 역시 이같은 잘못을 모두 인지하고 있고 부주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방송사가 공정성 및 신뢰성을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한순간의 실수가 이제까지 쌓아놓은 명성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도 한순간이다. 이런 한순간의 실수가 반복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이미지 손실을 가져온다. 특히 국민들 사이에서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사항이라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항상 필요한 것이다.
SBS의 두번의 실수. 어쩔 수 없는 우연의 실수였겠지만 손실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좀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노출한 SBS '8뉴스' 화면, 일베 자료를 잘못 내보낸 SBS.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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