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가 결과적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넥센 밴헤켄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전격 구원등판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밴헤켄은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등판해 7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2개. 밴헤켄은 단 이틀 쉬고 사흘째만인 이날 구원 등판했다.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였다. 이날 반드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참고로 밴헤켄은 올해 정규시즌서는 단 1경기도 구원으로 나서지 않았다.
사실 선발등판한 문성현의 투구내용이 불안했다. 1회 1점을 얻은 채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후 연이어 볼넷 3개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이원석의 타구가 2루에서 3루로 뛰던 오재일의 다리에 맞아 수비방해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곧바로 역전을 허용하면서 흐름을 내줄 뻔했다. 문성현의 아슬아슬한 곡예피칭은 2회에도 이어졌다.
문성현은 3회에도 선두타자 정수빈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포수 허도환이 문성현의 투구를 백네트 뒤로 흘렸다. 규정상 원 베이스 안전 진루권이 주어진 것. 결국 보다 못한 염경엽 감독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던 벤헤켄을 구원으로 과감하게 투입했다. 어차피 이틀 휴식 후 사흘 째 불펜피칭을 하는 게 선발투수의 보편적인 다음 등판 준비 과정이다. 결국 밴헤켄은 불펜피칭 대신 실전등판을 택한 것이다. 물론 실전등판과 불펜피칭은 엄연히 다르고 정규시즌 중이라면 반드시 과부하가 걸리게 돼 있다.
하지만, 염 감독으로선 단기전이니 승부수를 걸었다. 밴헤켄은 대타 최준석을 몸쪽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이원석과 오재원을 2루수 플라이와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벤헤켄은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최재훈, 김재호, 이종욱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직구 구위와 제구 모두 이틀 전 선발등판을 했을 때만큼 위력적이었다. 벤헤켄은 5회엔 2사 후 최준석에게 좌익선상 안타를 내줬으나 홍성흔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밴헤켄은 6회엔 1사 후 오재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뒤 최재훈에게 역전 투런포를 내줬다.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밴헤켄은 이후 김재호를 2루 땅볼로 처리했고 이종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7회말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밴헤켄의 투구수는 총 56개였다. 4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염 감독은 7회 수비 시작과 함께 벤헤켄을 뺐다. 어차피 밴헤켄을 길게 끌고 가긴 어려웠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힘을 빼게 할 순 없었다. 넥센으로선 두산이 매 이닝 찬스를 잡으면서 자신들을 압박하자 중반까지 흐름을 차단했으나 결국 역전을 내주면서 밴해켄 카드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벤헤켄.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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