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레이오프 마운드 운영이 궁금하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4~5차전서 변칙 운영이 난무했다.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4~5차전서 연이어 구원 투입됐다. 넥센 선발투수 밴헤켄도 4차전서 구원투입됐다. 5차전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무려 4이닝동안 64구를 던졌다. 2,3,5차전서 연장접전을 펼치면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다른 말로는 승부수였다.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객관적 전력에선 LG가 약간 앞선다는 평가지만, 잠실 덕아웃시리즈란 특수성이 있어서 쉽게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럴 때일수록 벤치의 마운드 운영이 중요하다. 정공법이 풀리지 않을 땐 변칙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한국시리즈 티켓은 없다.
▲ 포스트시즌 4선발 딜레마
전통적으로 포스트시즌은 3선발체제였다.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1~3선발을 3차전까지 내보내면, 1선발을 3일 쉬게 한 뒤 4차전에 내보냈다. 2선발을 5차전에 배치해 원투펀치의 활용도를 높였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서도 1선발을 이런 방식으로 1,4,7차전에 활용 가능했다. 4~5선발은 무조건 불펜 대기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운영이 파괴됐다. 2007년 SK의 한국시리즈 4차전 김광현 선발 등판이 좋은 예시다. SK는 당시 한국시리즈서 4선발 체제를 운영했다. 1~3차전서 힘을 비축한 김광현이 4차전서 역투한 반면, 3일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다니엘 리오스는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졌다. SK는 결국 당시 시리즈 스코어 2-2를 만든 뒤 4승2패로 창단 첫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포스트시즌 4선발은 대세가 됐다.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4선발 체제의 핵심인 4선발이 똘똘하지 못하면 오히려 4선발 효과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서 선발요원 벤헤켄과 니퍼트가 나란히 구원등판한건 선발 문성현과 이재우가 그만큼 불안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재우의 경우 제 몫을 했으나 한 게임 전체를 지배할 정도의 구위를 갖고 있는 건 아니었다.
대부분 팀이 선발난에 시달린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도 예외가 아니다. 4~5선발이 불안한 팀이 상당히 많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4차전에 4선발을 투입하는 건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LA 다저스의 경우 아예 디비전시리즈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3일 쉬게 한 뒤 4차전에 등판시켰다. 물론 LA 다저스는 원투펀치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4선발 니키 놀라스코가 딱히 약한 투수가 아니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 두산, 니퍼트를 언제 어떻게 등판시킬까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어떨까. 일단 16일 1차전 선발투수로 류제국(LG)과 노경은(두산)이 예고됐다. LG는 2차전서 레다메스 리즈, 두산은 2차전서 이재우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차전부터는 변수가 많아진다. 누가 선발투수로 나올 것인지, 선발투수를 몇 명이나 활용할 것인지 알 수 없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 4~5차전서 연이어 구원등판했다. 김진욱 감독은 “아직 어떻게 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두산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일단 니퍼트를 19일 3차전 선발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유희관은 20일 4차전 선발이 확정된다. 플레이오프를 4선발 체제로 운용하게 되는 것이다.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선발로 나온 유희관의 19일 3차전 선발 투입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니퍼트를 아예 구원으로 돌리는 것이다. 대신 3차전은 유희관, 4~5차전서 다시 노경은-이재우 순으로 선발진을 운용하는 방법이다. 3선발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신 니퍼트를 거의 매 경기 준비시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규시즌서 단 1경기만 구원으로 나왔던 니퍼트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연일 구원대기가 가능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LG, 베일에 가린 3~4선발
LG는 아예 3~4선발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일단 3선발은 우규민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4선발로는 신재웅 혹은 신정락을 활용할 수 있다. 변수는 우규민인데, 2선발이었던 그는 시즌 막판 연이어 구원투입됐다. 신재웅, 신정락 역시 구원 투입이 가능하다. 이들을 적절히 구원으로 배치해 3선발 혹은 4선발 체제로 준플레이오프를 소화할 수 있다.
우규민 혹은 신정락이 구원으로 활용되고 왼손 신재웅이 선발진에 들어가는 파격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이들 모두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기 때문에 1~2선발로 나설 류제국과 리즈가 중심을 단단히 잡아줘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한편으로 두산이 LG 선발진 운영을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LG는 두산에 혼란을 안겨주는 부수적인 장점도 얻을 전망이다. 국내야구에 강한 4선발이 없는 현실상 LG와 두산 역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진욱-김기태 감독(위), 니퍼트(중간), 신정락과 우규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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