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다치는 게 우선이죠.”
올 시즌 프로농구판에 다크호스 혹은 우승후보로 분류된 창원 LG와 안양 KGC의 시즌 출발이 너무나도 불안하다. LG와 KGC는 16일 동부와 KT에 나란히 패배했다. LG는 1승2패, KGC는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반엔 다소 힘겨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예상보다 더 크게 고전하고 있다. 문제는 두 팀의 저조한 경기력이 당장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LG는 비 시즌에 김시래와 문태종을 영입했다. 러시아리그 득점왕 데이본 제퍼슨의 영입과 신인드래프트서 얻은 1순위 김종규까지.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문태종의 고군분투만 있을 뿐이다. KGC도 오세근이 발 내측 인대 수술과 재활을 끝내고 1년 6개월만에 복귀했으나 100% 경기력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김태술, 양희종, 김일두 등이 부상 중이고 숀 에반스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급하게 데려온 마퀸 챈들러 역시 KT&G 시절 몸놀림은 아니다.
▲ 김종규 기다리는 LG, 김종규만 오면 만사 OK?
LG는 지금 김종규가 없다. 김종규는 중국 텐진 동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경희대에 합류했다. 전국체전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규는 올 시즌 수 많은 국내대회와 국제대회에 참가하느라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스스로도 올 여름부터 100% 컨디션으로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부상이 찾아왔다. 지난 9월 대학리그 플레이오프서 발목을 다쳤다. 하지만, 성치 않은 발목을 부여잡고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 동아시안게임을 연이어 뛰었다. 김종규의 현재 컨디션은 더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김종규가 팀에 합류할 시점은 전국체전이 끝나는 10월 24일 이후다. 김진 감독은 “본인하고 언제부터 경기에 뛸 것인지 상의를 해봐야 한다. 종합적으로 몸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당연하다. 100% 컨디션이 아닌 김종규가 급하게 뛴다고 해서 LG의 경기력이 나아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동료와 호흡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경기에 투입되면 오히려 팀이 더 어수선해진다. 그리고 김종규는 지금 너무 지쳤다. 돌도 씹어먹는 이팔청춘이지만, 올해 그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당연히 LG는 그를 보호해야 한다.
지금 LG는 조직력이 들어맞지 않는다. 단순히 높이가 문제가 아니다. 16일 동부 허버트 힐에 10리바운드를 빼앗겼지만, 전체 개수는 30-29로 앞섰다. 3경기서 잡아낸 평균 리바운드는 33개로 4위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78.7실점으로 리그에서 세번째로 많이 실점했다. 득실 마진은 -5점. 김시래가 개성있는 멤버들을 하나로 묶지 못한다. 제퍼슨과 문태종 역시 조직적인 수비가담이 원활하지 않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김종규가 100%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 줄 부상 KGC, 부상 앞에 장사 없다
KGC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부상악령에 시달린다. 오세근의 100%가 아닌 경기력은 논외로 치자.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의 경기력 회복 시기를 3~4라운드로 봤다. 1년 6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여전히 발목 상태가 100%가 아니다. 기용 시간도 제한 적이다. 지금 KGC는 오세근의 부족한 경기력을 메워줄 조직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야전사령관 김태술과 찰거머리 수비가 주특기인 양희종, 김일두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아직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김태술과 김일두의 출전 시기도 점치기가 애매하다.
이들은 KGC 공수의 핵심인물이다. KGC는 급한대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조직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나마 외국인선수가 1대1로 공격을 마무리 할 능력만 있다면 상대를 압박할 순 있으나 숀 에반스의 기량은 떨어진다. 챈들러가 급한대로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혼자서 5명을 감당하긴 어려운 노릇이다. KGC는 일단 부상자들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야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활용으론 한계가 있다. 물론 장기적인 차원에선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프로농구 정규시즌은 주전 의존도가 높고 체력소모가 심하다. 당연히 부상의 위험도 높아서 평소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100% 컨디션을 갖추더라도 조직력을 가다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승후보로 분류된 LG와 KGC 역시 김종규와 오세근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더라도 상위권 도약을 당장 장담할 순 없다. 모비스가 강한 건 끈끈한 조직력이고, 동부가 강한 건 조직력의 미세한 약점도 뛰어넘는 절대 높이다.
[LG 선수들(위), KGC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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