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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다시 돌아온 '클로저', 공감은 계속된다.
연극 '클로저'(연출 추민주)는 자유분방한 뉴욕 출신 스트리퍼 앨리스와 부고 기자이자 작가인 댄, 사랑 앞에 열정적인 피부과 의사 래리와 성숙한 아름다움을 지닌 포토그래퍼 안나 네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얽히고 설킨 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사랑의 다양한 감정들을 현실적이게 이야기 한다.
'클로저'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무거운 주제, 어두운 분위기의 극은 아니지만 로맨스의 환상보다 공감의 현실을 그린다. '공감'을 중심으로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사랑이 무대를 꽉 채우며 이 과정에서 관객들로부터 무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무대 위 네 인물은 지독하리 만큼 사랑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고 마음이 이끄는대로 그저 끌려갈 뿐이다. 다투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감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결국 끝이 나도 결코 사랑에 냉소적이지 않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사랑할 준비가 돼있는, 언제나 낯선 사람을 반길 준비가 돼있는 이들인 것이다.
"안녕, 낯선 사람". 앨리스가 말한다. 제일 가까우면서도 사실은 제일 멀지도 모를, 사랑하는 이에 대한 가장 솔직한 인사다. 불타오르고 시들고 때로는 찌질하기까지 한 사랑의 다양한 군상. 이를 지켜보며 묘하게도 관객들은 낯선 사람과 진짜 사랑에 빠지고 싶은 감정이 피어 오른다.
'클로저'의 사랑이 돋보이는 것은 솔직함 때문이다. 인간이 현재 감정에 충실하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네 남녀에게 밀당이란 없다. 상대방의 감정을 확신하지 못해 생기는 망설임과 서투름이 있을 뿐, 이끌림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내면 연기가 특히 돋보이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도 가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앨리스 역 이윤지, 진세연, 한초아는 통통 튀면서도 한켠엔 먹먹함이 있는 복잡한 내면을 완벽히 연기한다. 자신을 모두 드러내다가도 순간 자신을 감춰버리는 앨리스의 아픔을 끝까지 묵직하게 이끌어 간다.
댄 역 신성록, 최수형, 이동하 역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찌질하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감정에 제일 충실한 댄을 연기하며 가장 현실적인 공감을 준다.
김혜나, 차수연의 안나와 서범석, 배성우, 김영필의 래리 역시 사랑 앞에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드러낸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사랑, 그 안에서 평정심을 찾기란 어려운 법, 노련한 이들의 연기력이 복잡 미묘한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전한다.
연극 '클로저'는 낯선 사람과의 낯선 사랑, 그 안에서 진짜 솔직한 우리의 사랑을 전한다. '클로저'는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클로저' 공연 사진.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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