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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라마는 시작될 것인가.
LA 다저스 류현진은 이대로 시즌 마감을 할 것인가. 아니면 또 한번의 기회를 얻을 것인가. LA 다저스는 19일과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녈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7차전을 갖는다. 시리즈 스코어 3-2로 세인트루이스의 리드. 확률적으로는 당연히 세인트루이스가 유리하다. 홈에서 열리는 2경기 중 1경기만 잡으면 되니 말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 않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6~7차전에 나설 LA 다저스 선발투수가 클레이큰 커쇼와 류현진이기 때문이다. 커쇼는 19일 6차전서 마이클 와카와 선발 맞대결을 펼치고, 7차전이 성사되면 류현진과 아담 웨인라이트가 선발 맞대결을 갖는다. 일단 6차전만 보면 커쇼의 무게감이 높기 때문에 최종 7차전까지 갈 확률이 낮지 않다.
▲ 큰 경기 강자 이미지 확실히 굳혀라
류현진은 지난 15일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서 선발등판했다.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지난 7일 애틀란타와의 디비전시리즈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던 걸 단박에 만회했다. 팀내 신임을 회복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사실 당시 웨인라이트와의 대결 전망은 썩 밝지 않았다. 웨인라이트가 올 시즌 19승을 따내며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아무래도 미국 현지에선 류현진보다 한 수위로 보는 시선이 강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더 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유독 상대 1~2선발과 자주 맞붙었다. 패전도 맛봤지만, 짜릿한 승리를 거둔 경험은 더 많다.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결국 LA 다저스의 대반격 1승을 이끌어냈다.
LA 다저스가 7차전까지 간다면. 류현진으로선 큰 경기에 강하다는 걸 입증할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상대는 또 다시 웨인라이트. 자존심을 구겼던 그 역시 칼을 갈고 나설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이 또 한번 맞대결서 승리한다면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어내면서 큰 LA 다저스에서의 위상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 메이저리그 관계자에게 꽤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류현진은 6~7차전 흐름에 따라서 챔피언십시리즈 MVP는 물론이고 데뷔 첫 월드시리즈 등판도 성사될 수 있다. 한편의 드라마나 다름없는 것이다. LA 다저스 타선이 점점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커쇼와 류현진의 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단 류현진은 7차전 준비를 착실하게 해야 한다. 7차전서 부진하다면 포스트시즌에 약한 이미지로 굳고 만다. 메이저리그 롱런에 도움이 될 게 없다.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감한 류현진으로선 찝찝하게 시즌을 마치는 셈이다.
▲ 1~3회를 잘 넘기자
LA 다저스가 승부를 7차전까지 몰고 갈 경우를 가정해보자. 류현진으로선 1~3회가 특히 중요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서 30경기에 나섰는데, 3분의 1인 10경기서 1회에 실점했다. 피홈런도 무려 7개나 맞았다. 그 징크스는 애틀란타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서도 이어졌다. 올 시즌 류현진의 1회 평균자책점은 5.10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 3.00보다 훨씬 높았다.
류현진은 7차전서도 1회를 조심해야 한다. 아니, 타순이 한 바퀴를 도는 2~3회까지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도 3차전서 류현진에게 당했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다. 류현진은 3차전서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다. 체인지업이 좋다는 게 노출돼 있기 때문에 힘 있고 정교한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를 유인구 혹은 승부구로 사용해 좋은 결과를 거뒀다. 때문에 7차전서는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슬라이더, 커브도 적극적으로 노리고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이 올해 결과가 나빴던 경기를 곱씹어보면 타자들과의 첫 만남에서 무너졌던 케이스가 적지 않다. 류현진을 철저하게 분석한 타자들이 전략적으로 류현진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구위 자체가 떨어지는 날도 있었지만, 특종 구종이 맞아나가는 날도 있었다. 류현진은 후자를 경계해야 한다. 3차전과는 또 다른 투구패턴을 갖고 나와야 한다.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직구 구위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초반부터 불안하다면,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서슴지 않고 바꿀 가능성이 크다. 상황에 따라 잭 그레인키 등을 구원 등판시킬 수도 있다. 어차피 한 경기에 시즌 운명이 걸려있으니 류현진에게 승리투수를 만들어줄 여력은 없다. 1~3회에 불안하면 바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초반 승부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모두가 류현진 주연의 드라마를 기다린다. 커쇼가 흐름을 이어가고 류현진이 해피엔딩을 이끌어내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일단, 6차전부터 지켜봐야 한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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