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보면 다른 고민이다.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2차전 화두는 타선침묵이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도 팀 타율이 0.218이었는데 플레이오프서는 0.133으로 더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7경기 팀 타율은 0.197. LG는 두산보단 좀 낫지만 플레이오프 팀 타율 0.259로 역시 좋은 편이 아니다. 정규시즌서 두산이 팀 타율 0.289로 1위, LG가 0.282로 3위를 차지한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두 팀의 타선침묵이 3~4차전서도 이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갑자기 타격전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두 팀은 휴식일인 18일에도 잠실구장에 나와 자율훈련을 했다. 사실상 단체훈련이었는데, 타자들이 타격 해법을 찾았을지 궁금하다. 덩달아 벤치의 고민도 커졌다. 그런데 두 팀의 고민이 같으면서도 살짝 다르다.
▲ LG 타선, 해결이 안 된다
LG는 플레이오프 2차전서 26타수 10안타를 기록했다. 28타수 4안타였던 1차전보다 확연히 나아졌다. 그러나 정작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맹투만 없었다면 고전했을 가능성이 컸다. LG는 이날 무려 11개의 잔루를 남겼다. 2회 이후 거의 매회 주자를 누상에 내보냈으나 단 1명도 홈으로 불러들이는 타격을 하지 못했다. 확실히 LG 타자들은 1~2차전서 응집력이 떨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1차전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걸 파악하자 2차전서는 희생번트를 5차례나 지시했다. 성공은 2회 단 한 차례. 김 감독이 이런 패턴을 3차전서도 이어갈 것인지 궁금하다. LG 타자들은 1~2차전을 치르면서 경기감각도 회복했고 포스트시즌 특유의 긴장감도 털어냈다. 다만, 3~4차전이 낮 경기라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LG는 3차전 선발투수 신재웅이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보다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의 응집력 있는 타격이 절실하다.
▲ 두산 타선, 체력이 떨어진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두산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가 준플레이오프 때보다 살짝 떨어졌다.” 당연하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던 지난 8일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던 17일까지 열흘간 7경기를 치렀다. 앞으로도 최대 나흘간 3경기를 치러야 한다. 투수들의 구위도 떨어지지만 타자들의 투구 반응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막판 여유있는 일정을 소화했으나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였던 후유증은 분명히 있다.
두산 타자들은 2차전서 레다메스 리즈의 강속구에 밀려 정타가 될 타구가 백스톱 쪽으로 날아가는 파울이 됐다. 힘 있는 우타자들이 잡아당기는 타격을 했는데도 타구는 우측으로 밀리기도 했다. 출루 자체가 힘겹다 보니 특유의 빠른 발도 살릴 수가 없었다. 다행히 두산은 의외로 불펜이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LG보다 객관적인 힘이 약한데다 준플레이오프서 체력 소모를 했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갈수록 마운드 출혈 가능성이 있다. 3~4차전서는 타자들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 벤치 적극적 개입 불가피하다
양팀 타선이 3~4차전서도 살아나지 않을 경우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 이미 LG는 2차전서 5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두산은 2차전서 아예 희생번트를 시도할 기회조차 없었는데, 3~4차전서 김진욱 감독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선취점이 중요한 단기전 특성을 감안하면 경기 초반 희생번트 등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은 불가피하다.
희생번트에서 파생된 작전이 나올 것인지도 궁금하다.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부터 기습 더블스틸과 위장 스퀴즈 등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에 따라 내야진의 수비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LG와 두산엔 발 빠르고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타자가 많다. 야구 팬들은 두 팀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기자기한 야구를 구경할 수도 있다.
[타격이 풀리지 않는 LG,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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