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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물론 커쇼의 투구 자체만 보더라도 커쇼답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더욱 힘겹게 한 것은 도와줘야 할 수비진이었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0-9로 완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4패를 기록, 한 시즌을 마감했다.
커쇼는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에이스다. 올시즌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이기도 하다. 비록 NLCS 2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투구내용은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팀이 5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한 상황에서 커쇼는 6차전에 더욱 칼을 갈고 나왔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커쇼는 1회와 2회 연속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1회에는 1사 이후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2루타, 2회에는 2사 이후 쉐인 로빈슨에게 안타를 맞은 뒤 연속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그래도 실점은 없었다. 후속타자를 막으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커쇼는 0-0인 3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로 나선 상대 선발 마이클 와카를 땅볼로 처리한 커쇼는 맷 카펜터에게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측 2루타를 맞았다.
이번에는 고비를 넘지 못했다. 벨트란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은 것. 이 때부터 수비진이 커쇼를 더욱 힘겹게 했다. 벨트란의 타구는 충분히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는 2루 베이스 대신 홈쪽으로 승부를 걸었다. 푸이그의 송구를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커트했지만 이미 벨트란이 2루로 향한 뒤였다.
이후 커쇼는 맷 할러데이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 했지만 야디어 몰리나에게 적시타를 맞고 2실점째했다. 이어진 2사 1, 2루 맷 아담스 타석에서는 주심의 애매한 볼 판정 속 만루가 됐다.
이어 커쇼는 로빈슨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이 때 푸이그 폭탄이 다시 한 번 터졌다. 푸이그는 홈으로 쇄도하는 2루 주자를 잡기 위해 강력한 송구를 했지만 그가 던진 공은 포수 A. J. 엘리스의 키를 훌쩍 넘어 백네트까지 향했다. 결국 3회에만 4실점.
이후 4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커쇼는 5회 다시 한 번 악몽을 맛봤다. 선두타자 몰리나에게 안타를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이 때 푸이그는 발이 느린 몰리나를 1루에서 잡기 위한 송구 자세를 취하다가 포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몰리나를 2루까지 보냈다. 커쇼는 데이비드 프리스, 아담스에게 안타를 맞으며 5실점째했다.
이후 후속투수들이 그가 내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 들이며 실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4이닝 7실점. 올해 가장 적은 투구이닝이며, 가장 많은 실점이다.
이날 선발이 다른 투수도 아닌 커쇼이기에 이날 투구 내용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렇듯 힘겨운 상황에서 그를 도와줘야 하는 것이 수비진의 몫이었지만 결과는 오히려 커쇼를 벼랑 끝에 몰아 넣었다. 이러한 모습은 세인트루이스의 호수비와 더욱 대비됐다. 결국 다저스는 아쉬움 속 한 해를 마감했다.
[클레이튼 커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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