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정경호가 돌아왔다. 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오던 하정우가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 '롤러코스터'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정경호는 '롤러코스터'에서 영화 '육두문자맨'을 통해 한류스타가 된 마준규 역을 맡아 일명 '욕드립'을 펼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한류스타와 정경호, 자유분방함과 마준규. 그렇게 정경호는 마준규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롤러코스터'를 보고 있노라면 마준규가 정경호인지, 정경호가 마준규인지 헷갈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도 '교회 오빠'인 정경호는 영화 속 위험한 상황에서 주기도문을 외우며 여성들에게 사죄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경호의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 깜짝 놀란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욕이나, 가식적인 미소와 팬 응대 등 배우 정경호를 생각 했을 때 "에이 설마~"하면서도 "설마?"라는 의심이 든다. 그만큼 정경호는 일명 '마준규 화' 돼 있었다.
"'롤러코스터'를 찍으면서는 욕을 할 때도 칭찬을 받았다. 그동안 해서는 안 되는, 암묵적으로 금기시 된 일을 마음껏 했던 촬영 기간이 묘한 쾌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하는 정경호. 순수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지만, 왠지 모르게 '롤러코스터' 속에서 꼬마에게 욕을 하던 마준규와 겹쳐 보이는 정경호를 만났다.
▲이하 정경호와 나눈 일문일답.
- 영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정말 기분이 좋다. 부산에서의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7년 전에 하정우형이과 농담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부산 오면 얼마나 재밌겠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초청이 돼 보여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가장 뜨거웠던 무대인사 현장은 남포동이었다.
-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걱정은 안했나.
걱정은 하지 않았다. 마준규를 통해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하면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마음껏 했다. 가식적인 웃음이라든지 가식적으로 팬들을 대하는 것, 일명 '연예인병' 등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들을 신경 안 쓰고 했다. 재밌다 는 느낌이 들더라. 나름의 스트레스가 해소된 것 같기도 하다.
- 영화를 본 관객들이 '욕해 달라'고 요구 할 것 같기도 하다.
영화 본 후에 사람들이 욕해달라고 하면 제대로 봤구나 싶다. 아쉬운 건 4개월 동안 욕 허락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촬영 중엔 술자리에서 욕을 해도 칭찬을 들었다. 하지만 이제 안 된다. 분위기가 이상해진다.(웃음)
- 마준규와 본인이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 점에서 익숙해 진 것 같다. 그래서 비슷하다고 했던 것이다. 고민을 많이 했고, 준비를 많이 했다. 마준규라는 캐릭터에 자신이 있었다.
- 대사 등 영화 속 템포가 대체적으로 빠르다. 힘들진 않았나.
일부러 더 빠르게 했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던 것이 공간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 두 달 반 동안 연습했던 것이 10명이서 탁구를 치는 것처럼 엄청난 대사, 상대방의 호흡, 관객들에게 주음을 줘야 하는 포인트 등 독특함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롤러코스터'를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군대 있으면서, 또 전역 후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예전처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불안감이 있었다. 군대에 있으면서 연기하고 싶었던 열정들이 있었다. '롤러코스터'를 만나면서 그런 불안감이 풀렸다.
- 감독 하정우와의 작업은 어땠나.
항상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다.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감독님을 '정우형'이라고 부르면서 지내 온지도 벌써 10년이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형이다. 이상하게도 '감독 하정우'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동네 형과 동네 동생이 추구하는 영화, 좋아하는 영화를 만든 기분이다.
정말로 뻔 한 이야기지만 같이 비행기를 탔다고 생각하면 재밌을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었으면 좋겠다. 즐겁게 웃다가 극장 밖으로 나오면 행복할 것 같다.
[배우 정경호.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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