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SK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된 박경완이 SK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SK 와이번스 퓨처스팀 박경완 감독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감독으로서의 각오와 함께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돌아봤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하더라도 '선수' 박경완으로 알려진 그였다. 하지만 22일 은퇴 선언이 알려졌고 뒤이어 구단이 박경완을 SK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했음을 알렸다. 선수에서 퓨처스팀 감독으로,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날 선수단 상견례와 코칭스태프 미팅을 마친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태어나서 어제와 오늘 말을 제일 많이 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문을 연 그는 선수단과의 첫 만남에서 "활기차게 하자. 그리고 나도 지도자로 첫 걸음이다. 나 역시 배우는 입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SK는 최근 육성 부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퓨처스팀 감독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내가 어떤 분야를 맡더라도 부담감이 생기는 것은 똑같다. 어차피 어떤 것을 하더라도 겪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박경완 감독은 "퓨처스팀 선수들이 SK의 미래"라면서 "1군을 백업 잘하는 것도 내가 해야하는 일이다. 잘 가르쳐서 1명이라도 1군에 더 올라가서 잘했으면 좋겠다. 예전엔 투수만 봤어도 됐지만 이제는 타자도 봐야한다. 모두 내 새끼처럼 관심있게 보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 SK는 퓨처스팀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보직을 확정해 발표했다. 퓨처스팀에는 박철영 배터리 코치, 김상진 투수코치 등 박경완 감독의 야구 선배들도 있다. 이에 대해 부담감이 없느냐는 물음에 그는 "오히려 선배가 있으면 편하다. 어차피 후배 코치라 하더라도 부탁해야 할 일이 생긴다. 코치분들의 좋은 점을 캐치해서 잘 배우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박경완 감독은 KT행 소문과 관련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KT에는 박경완 감독의 스승인 조범현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다. 때문에 KT에 조범현 감독이 선임됐을 때부터 박경완 감독의 KT행이 점쳐지기도 했다. 선수로든, 아니면 코치로든 KT로 가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그의 선택은 SK였다.
이와 관련해 박경완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뒤 곰곰이 생각해봤다. 만약에 내가 KT로 간다고 하더라도 2014년에 1군에 뛰게 된다면 44살이다. 내가 그 나이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더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내가 빨리 결정을 내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팀에 도움을 줘야 한다면 SK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SK에서 마무리하고 싶었고 떠날 생각도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비록 아쉬움 속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박경완이지만 그는 끝까지 SK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고 SK도 그를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이제 팬들은 '선수' 박경완은 볼 수 없지만 그가 키워낸 선수들을 문학구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SK 박경완 퓨처스팀 감독. 사진=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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