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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여진구가 소년에서 남자로 변화하는 중이다. 자타공인 낮은 목소리는 물론 눈빛과 분위기에도 남자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에 일부 팬들은 여진구에게 '오빠'라고 부르길 서슴지 않는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인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 감독 장준환)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진구오빠"라며 환호하는 팬들이 적잖이 보인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됐을 뿐인데 말이다.
여진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어리다 보니 팬 분들이 '넌 왜 이렇게 어리냐'고 그런 이야기를 하다 '몰라 난 오빠라고 부를래'라고 하더라. 팬 분들이 그런 장난 같은 걸 많이 한다. 장난으로 가끔 그런 말을 하니까 난 조금 익숙했지만 선배님들(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이 굉장히 놀라시더라"라고 말하며 쑥스러워 했다.
이어 "나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섞여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100% 누나들이라는 생각에 좀 민망하기도 했다"며 "'저 누나들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장난스럽게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누나들을 이렇게 만든 건 여진구다. 소년에서 남자의 문턱에 들어선 여진구는 '화이'에서 타이틀롤 화이 역을 맡아 김윤석 못지않은 스크린 장악력을 뽐냈다. 여기에 성인배우 기죽이는 멋들어진 액션부터 모성애를 자극하는 상처받은 영혼까지 '여진구 종합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특히 여러 감정들을 한 컷 안에 녹여내며 복잡한 심리상태의 화이를 완벽 소화, '연기 괴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여진구는 "화이 자체가 굉장히 몰입력이 있는 아이다. 연구를 하다 보면 쉽게 풀리지 않는데도 그 캐릭터에 빠져 들게 되더라. 자칫 잘못하면 위험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다.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들이 굉장히 도움을 주고 현장 분위기도 밝게 만들어 줬다. 그래서 '화이'를 촬영하고 있으면서도 화이와 좀 떨어져 있는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많이 사랑해 주셔서 아빠들에게 감사하다. 항상 볼 때마다 챙겨주셨다. 가끔 진짜 아빠 같은 느낌도 있었다. '진구는 요즘 학교 어떻게 지내?' 이런 이야기를 하실 때 진짜 아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을 아들처럼 챙겨준 5명의 아빠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여진구가 고마워하는 또 다른 인물은 '화이'의 메가폰을 잡은 장준환 감독이다. 화이 역을 연기하는 자신보다 더 화이 캐릭터에 빠져들어 있었던 것. 장준환 감독은 자신이 직접 화이가 돼 앞으로 화이가 돼야 할 여진구에게 정확한 디렉션을 건넸다. 여진구는 몸으로 느껴지는 장준환 감독의 진심에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다. 현장에서 갑자기 바뀐 상황에 적응해 연기하고, 여러 감정에 순간순간 자신을 맡기며, 현장 분위기에 취해 연기해 보는 등 소년 여진구는 '화이'를 통해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했다. 스스로 '도전'이라고 칭했던 '화이'는 배우 여진구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발판이 됐다.
여진구는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 (첫 영화 주연을 맡아) 비중도 많았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칭찬해 주셔서 고맙다. '화이'를 내 인생의 전환점이 돼야겠다고 생각해 출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제 몫을 다하며 영화를 이끌어 나간 배우 여진구의 최종 목표는 연기에 진심을 담아 후회 없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그의 연기에는 진심이 묻어나지만, 한 소년 배우는 사람들의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나갈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여진구는 "한 번쯤은 스스로 '후회 없는 작품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을 찍어보고 싶은 꿈이 있다. 그 전에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아직 멀었다.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 같다"고 겸손한 말을 남겼다.
한편 여진구가 타이틀롤을 맡은 영화 '화이'는 5명의 범죄자 아버지를 둔 소년 화이(여진구)와 석태(김윤석)를 중심으로, 한 발의 총성 이후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이들의 갈등과 복수를 그려낸 영화다.
[배우 여진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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