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 살아난 삼성 루틴야구, 2연패 충격을 털어냈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삼성 특유의 루틴야구가 살아났다.

삼성이 2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패배해 시리즈 스코어 0-3이 될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 이상이다.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났고 마운드에서도 효과적인 계투를 했다. 류중일 감독의 작전도 맞아떨어졌다. 삼성 특유의 톱니바퀴 돌아가듯 하는 시스템야구, 다시 말해 삼성 특유의 루틴야구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삼성의 확고한 루틴야구는 타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선취점과 추가점을 뽑아내고, 선발의 호투와 특급 불펜들의 효과적인 계투를 의미한다. 타선이 막 몰아치지 않아도, 특정 투수가 미치지 않더라도 이길 수 있는 야구. 자신의 역할을 상황에 맞게 딱딱 수행하면 이길 수 있는 야구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삼성의 루틴야구를 넥센에 맞게 덧씌우고 싶다고 했다.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는 1~2년에 완성된 게 아니다. 전임 선동열 감독 시절부터 스며든 것이다.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선발진이 강화됐고, 타선의 힘이 강화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올 시즌엔 불펜 전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지난 2년간 작전수행능력과 세밀한 수비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형태는 살짝 바뀌었지만, 삼성만의 루틴야구는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도전을 가능하게 한 무기다.

물론 전반적으로 삼성 타선의 결정력이 돋보인 건 아니다. 3회와 8회에 병살타가 나오면서 흐름을 끊었다. 2루타가 3방이나 나왔으나 후속타가 연이어 터진 건 아니었다. 이날 삼성이 뽑아낸 점수 3점 중 적시타로 얻은 점수는 단 1점도 없었다. 그래도 세밀한 플레이가 조금씩 살아났다.

4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아낸 뒤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곧바로 추가점이 나왔다. 7회엔 박한이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지영이 착실하게 1루방면으로 희생번트를 댔고, 박한이가 상대 베터리의 느슨한 견제에 기습적인 3루 도루에 성공했다. 홍상삼의 폭투로 1점을 얻었는데, 삼성만의 유기적인 작전야구가 돋보인 결과였다.

마운드에선 선발 장원삼이 6⅓이닝을 버텨냈다. 안지만이 장원삼이 내보낸 주자를 홈으로 보내주면서 장원삼의 실점이 2점이 됐지만, 후속 위기를 버텨냈다. 8회엔 차우찬이 나왔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1 선발로 활용되는 차우찬은 8회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9회엔 오승환이 나왔다. 25일 2차전서 4이닝 53구를 소화한 오승환은 역시 베테랑 마무리였다. 2차전 패전 악몽은 전혀 없었다.

류 감독은 이날 김태완과 박한이의 타순을 맞바꾼 게 주효했다. 또한, 1점 차로 쫓긴 8회엔 좌익수 최형우를 빼고 배영섭을 좌익수로, 정형식을 중견수로 투입해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잠실 외야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1~2차전서 시도한 작전은 무위로 돌아갔으나 3차전서는 타순변경, 투수교체 타이밍, 희생번트 등 작전지시, 수비강화 등 상황에 맞는 움직임이 반격의 첫 승 원동력이 됐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경기 도중 “삼성이 홈 2연패 충격을 털어낸 것 같다”라고 했다. 허 위원 말대로 삼성은 1~2차전의 충격에서 벗어나 3차전서 반격의 1승을 거뒀다. 이제 한국시리즈 패권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삼성만의 루틴야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삼성이 두산에 쏠린 한국시리즈 흐름을 가져왔다.

[삼성 선수들(위), 차우찬과 교체된 장원삼.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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