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후의 변수는 마운드다.
삼성과 두산이 대구에서 한국시리즈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마운드 변칙운영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변칙운영에 익숙해진 두산 불펜은 한국시리즈서도 삼성에 대등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 역시 4차전 선발 배영수의 조기강판과 릭 밴덴헐크의 5차전 구원등판으로 6차전 변칙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정공법보단 변칙이 지배하는 마운드. 어떤 변수가 있을까.
▲ 변칙운영에 내성 쌓인 두산 마운드
두산 김진욱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부터 “마무리는 정재훈”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재훈의 구위는 한국시리즈서도 썩 좋지 않다. 홍상삼, 윤명준이 마무리 역할을 하고 변진수, 오현택이 뒤를 받치는 모습이 놀랍지 않다. 김선우가 롱 릴리프, 데릭 헨킨스가 셋업맨으로 변신한 상태다. 기본적으로는 개개인이 언제 등판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던질지 모르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하지만, 두산 투수들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이런 불규칙적인 마운드 운영에 적응했다. 이제 두산 불펜진은 자신의 볼을 뿌린다. 5차전서 윤명준과 정재훈이 나란히 실점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때문에 오히려 대구 6차전 혹은 7차전서 나름대로 계산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 3년 전부터 실시한 1+1 선발 외엔 변칙운영이 익숙하지 않은 삼성 마운드와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다.
두산 마운드는 운영의 폭이 삼성보다 넓다. 잔여 2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차전서 승부의 추가 삼성으로 넘어가면 투수력을 아꼈다가 7차전서 올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그런 여유가 없다. 6차전서 총력전을 해서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에서 7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두산은 6차전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조기에 무너지지 않으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야수들은 몰라도 두산 투수들의 공이 한국시리즈 들어 무뎌진 느낌은 없다.
▲ 유희관 등판시기는 언제일까
두산의 최대고민은 유희관의 등판 타이밍이다. 유희관은 5차전서도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김 감독은 “5-5 동점에서 투입할까 고민도 했지만 이길 때 쓰려고 아꼈다”라고 했다. 확실한 굳히기 카드로 쓰겠다는 의미. 김 감독이 이런 원칙을 6차전서도 지킬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6차전 경기 중반 동점인 상황에서도 유희관을 투입해 승부를 걸 수 있다. 1점 앞선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굳히기용 등판이 가능하다.
두산은 유희관을 투입하고도 7차전으로 승부를 넘기면 난감해진다. 7차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두산은 유희관을 6차전서 넣으면 무조건 한국시리즈를 끝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결국 유희관을 7차전 선발로 내세우면 6차전 불펜 싸움에선 삼성에 뒤진다고 봐야 한다. 삼성 불펜의 기본적인 위력은 여전히 두산에 한 수 위다.
▲ 삼성 마운드 밴덴헐크, 배영수가 잘 버텨줄까
두산이 불펜 변칙 운영에 익숙해졌지만, 삼성은 크게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불펜의 힘이 두산에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의 고민은 선발진에서 시작된다. 윤성환이 1,5차전서 연이어 무너졌고, 배영수도 4차전서 조기에 강판했다. 불펜진의 부담이 커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변칙운영으로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5차전서 윤성환이 무너지자 안지만에 이어 밴덴헐크를 7회에 투입했다. 밴덴헐크는 2이닝을 퍼팩트로 막고 5차전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밴덴헐크는 지난 25일 2차전 선발투수였다. 29일 5차전엔 불펜피칭을 하는 날. 하지만, 불펜 피칭 대신 실전 피칭을 했다. 그래서 류 감독은 고심 끝에 31일 또 다시 선발등판을 예고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같이 피로도가 높은 승부서 불펜 아르바이트는 선발등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류 감독도 “불펜피칭과 실전은 다르다”라고 했다. 더구나 밴덴헐크는 150km가 넘는 직구가 주무기다. 6차전서 직구 구속이 떨어질 경우 5차전 불펜등판 후유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산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삼성은 6차전서 배영수 혹은 차우찬의 등판 타이밍을 빠르게 잡을 수 있다. 이로써 삼성은 6~7차전서 완벽하게 마운드 변칙운영을 하게 된다. 문제는 배영수가 4차전서 제구가 높게 돼 애를 먹었다는 점이다. 6차전 구원투입이 유력한 배영수가 4차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은 어려워진다. 그럴 경우 차우찬도 긴급 투입될 수 있다. 물론 차우찬은 28일 4차전서 약 100구를 뿌려 이날 등판도 쉽진 않다. 실제 이날 등판한다면 구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으로선 6차전서 밴덴헐크가 잘 던져서 정상적으로 불펜을 가동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삼성의 고민은 또 있다. 우승을 위해선 6~7차전 모두 마운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2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우승에 골인하는 두산은 전략적으로 마운드 운영을 할 수 있다. 6차전서 승기를 놓치면 투수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은 6차전을 총력전 끝에 이겨도 7차전서 피로를 떠안은 채 또 다시 마운드 총력전을 해야 한다. 때문에 삼성은 5차전서 살아난 타선이 대구에서도 잘 터지는 게 한국시리즈 대역전 우승의 전제조건이다.
[유희관(위), 벤덴헐크(가운데), 배영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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