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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오! 마이 베이비’는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간다’와 확연히 달랐다.
10월 31일 밤 엄마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SBS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가 첫 전파를 탔다.
‘오마베’는 방 송 전부터 MBC ‘아빠 어디가’와 KBS 2TV ‘슈퍼맨이 간다’와의 유사한 포맷으로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오마베’는 아빠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었다. 또한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간다’가 육아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다면 ‘오마베’에서는 육아에 대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워킹맘 외동딸을 위해 뉴질랜드인 사위 사이에서 낳은 손자 데이빗과 손녀 이사벨을 6년째 돌봐주고 있는 김명자-장수부 부부. 김명자 할머니는 딸을 출근시킨 후 자고 있는 손주들의 옷을 갈아입히는 고급 육아기술을 선보였다.
이어 산만한 손주들을 겨우 달래 한 숟가락씩 밥을 먹이는 전쟁을 치렀다. 이에 김명자 할머니는 “애들 키우고 나서 사람이 팍팍 늙어간다. 집안 모임도 못 간다. 사람들이 ‘왜 그리 늙었냐’고 그러고 진짜 힘들다. 많이 늙었다”고 토로했다.
딸은 “만약에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직장을 못 다녔을 것 같다”며 “직장은 안 다닐 수 없는 상태라 나도 부모님한테는 어떻게 말을 꺼내질 못하겠다”고 대신 자녀를 돌봐주는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데이빗과 이사벨의 하원 후 김명자 할머니의 육아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데이빗과 이사벨의 싸움을 말리고, 넘어져 우는 데이빗을 달랜 후 학원에 보낸 김명자 할머니는 저녁이 되자 힘에 부친 듯 지칙 기색이 역력했다.
이를 알 리 없는 데이빗과 이사벨은 저녁 밥상 앞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장난을 쳤고, 김명자 할머니는 참다 참다 못해 데이빗에게 매를 든 후 이사벨 까지 혼냈다. 이에 김명자 할머니는 “애들을 때리고 나면 눈물이 난다”며 밀려오는 죄책감에 눈물을 보였다.
처음으로 아들의 딸인 임소현 양과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임하룡. 이에 임하룡의 아내 김정규 씨는 “안 봐도 상상이 간다. 오히려 애가 도와줬을 것. 집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한다. 물도 안 떠다 먹는다”고 우려했다.
김정규 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냉장고 구조가 낮선 임하룡은 주스를 꺼내는데도 한참을 애먹었다. 심지어 TV를 켜는 방법도 몰라 당황했다. 결국 TV와 DVD는 손녀가 대신 켰다.
짜장라면이 먹고 싶다는 손녀의 말에 주방으로 향한 임하룡은 “집에서 가스불도 안 켜 봤는데”라고 고백하며 가스불을 켜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또한 “대학교 캠핑 이후로 처음이다”며 설명이 적힌 봉지를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결국 짜장라면을 엉망으로 끓여냈다.
그럼에도 손녀는 할아버지표 짜장라면을 맛있게 먹어 임하룡을 뿌듯케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임하룡은 난생처음 설거지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지만 세제를 구별하지 못해 쩔쩔 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4년 아내와 사별한 후 홀로 세 딸을 시집보낸 임현식은 세 딸을 키우면서 습득한 육아 기술로 둘째 딸의 아들인 김주환 군에게 능숙하게 밥을 먹이고 옷을 갈아입혔다. 임현식은 이어 치킨을 빼앗아먹은 일로 토라진 손주의 기분을 동요와 트로트로 자연스레 풀어주는 등 육아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굿 닥터’에서 어린 박시온을 연기한 최로운은 난생 처음 엄마 품을 떠나 친할머니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키운 손주가 무려 8명이지만 최로운과는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는 정미선 할머니는 손자와 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메뚜기를 잡고 목욕을 시키는 등 손자가 낮선 시골집에서 잘 지내게끔 노력했다. 이에 최로운은 난생 처음 먹어보는 미더덕, 메뚜기 튀김 먹방을 펼치며 할머니를 뿌듯케 했다.
‘오마베’가 정규 편성을 받아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간다’와 육아 예능 3파전을 치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첫 방송된 ‘오마베’. 사진 = SBS ‘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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