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한이와 장원삼. 삼성은 어떻게 대우할까.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차지한 삼성이 화려한 스토브리그에 돌입한다. 삼성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시리즈보단 긴장감이 떨어진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5일이 지나서 FA 대상자가 공시되면 본격적으로 이적, 트레이드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삼성에서도 굵직한 FA가 있다. 오승환, 박한이, 장원삼이다. 오승환은 사실상 해외진출이 유력하다. 일본이냐 미국이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삼성도 이젠 오승환을 붙잡을 명분이 없다. 그러나 박한이와 장원삼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이 놓치면 군침을 흘릴 국내 타구단이 즐비할 전망이다. 박한이와 장원삼은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관건은 삼성이 이들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어느 정도의 조건을 제시하느냐다.
▲ 박한이의 두번째 FA, 이젠 당당히 보상받을 때
박한이는 2001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다. 정교한 타격, 수준급 외야수비, 빠른 발 등을 앞세워 당시 스타군단 삼성에서 당당히 외야 한 자리를 꿰찼다. 톱타자로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섰지만, 2번, 3번, 5번, 6번 등 4번타순 외엔 쳐보지 않은 타순이 없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활약한 박한이는 2009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당시 FA 시장은 썰렁했다. FA 선수에게 큰 돈을 쏟아 붓지 않는 분위기였다. 특히 외부에서 FA를 데려오느니 내부 자체 육성에 더 신경을 쏟는 흐름이었다. 당시만 해도 FA 대박계약을 한 선수의 성공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호기롭게 외부 FA시장에 나갔다가 계약을 맺지 못한 채 해를 넘겨 뒤늦게 원 소속팀 삼성과 계약을 맺었다. 2년 최대 10억원이었다. 훗날 이택근(넥센), 김주찬(KIA)이 4년간 최대 50억원 계약을 한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했다.
생애 두번째 FA. 박한이는 보상을 꿈꾼다. 그는 13년간 늘 한결같았다. 13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해 100안타 이상을 때렸다. 박한이는 양준혁의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 기록에 다가설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현재 리그에 13년 연속 100안타는 고사하고 13년 연속 주전외야수로 뛰고 있는 선수가 없다. 또한, 박한이는 13시즌 중 6차례나 3할을 때렸다. 통산 1586경기서 타율 0.292 1656안타 96홈런 635타점 942득점 809볼넷을 기록 중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서는 고비마다 맹타를 선보이며 MVP에 선정됐다.
예전보다 스피드와 순발력도 살짝 느려졌고 내년이면 나이도 36세다. 그래도 박한이는 기록에서 보듯 전성기 기량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4년 전 FA 계약 때보단 몸값이 훨씬 올라가야 정상이다. 김주찬, 이택근급 이상의 대형계약을 성사시킬지 궁금하다. FA 시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과열될 조짐이다. 야구인들은 박한이가 충분히 대박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본다.
▲ 장원삼의 첫 FA, 이런 좌완 또 없습니다
장원삼은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장원삼은 2006년 경성대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했다. 2009년을 마치고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삼성에 입단했다. 장원삼은 리그에서 가장 제구력이 좋은 왼손투수로 꼽힌다. 또한, 이번 한국시리즈서 1승을 추가하며 통산 한국시리즈 승수만 3승이다. 역대 3위 성적. 그만큼 장원삼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의미다. 마침 FA 규약이 대졸자의 경우 9년에서 8년으로 줄어들면서 이번 FA 대상자로 분류된다.
사실 장원삼은 꾸준함에선 좋은 점수를 받진 못했다. 데뷔 이후 짝수해엔 좋은 성적을 올리고, 홀수해엔 주춤한 모습을 반복했다. ‘짝수해, 홀수해 징크스’라는 말도 있었다. 실제로 2006년 루키 시즌에 12승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단지 활약상이 괴물 류현진의 등장에 살짝 가렸을 뿐이었다. 2008년에도 12승, 2010년 삼성 이적 첫 시즌에도 13승, 2012년엔 17승에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해 골든글러브까지 탔다.
홀수해 부진도 점차 개선되는 모양새다. 2007년 9승10패 평균자책점 3.63은 사실 괜찮은 성적이었다. 2009년 4승8패 평균자책점 4.54로 좋지 않았으나 2011년 8승8패 평균자책점 4.15로 나아졌다. 올 시즌엔 13승10패 평균자책점 4.38을 찍었다. 홀수해 최초로 두 자리 수 승수 돌파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건 흠이긴 하다.
투수 FA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장원삼은 누구보다 몸 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하다. 역대 투수 FA 최고몸값은 2007년 박명환의 4년 40억원. 장원삼이 이 액수를 돌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번 FA 시장엔 대어가 많지만, 선발투수는 많지 않다. 장원삼은 희소가치가 있다. 몸값도 얼마든지 뛸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이런 왼손투수를 그냥 놓칠 순 없다.
[박한이(위), 장원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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