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변명인 것 같지만, 넘어선 것 같네요.”
제25회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서 일본에 완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여자농구대표팀이 4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서 만난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에겐 격려의 박수를, 스스로에겐 냉정한 비판을 가했다. 위 감독은 “높이에서 상대가 안 된다. 파워, 스피드에서 일본이 한국을 넘어선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은 세대교체 된 중국은 예선과 준결승전서 모두 잡았지만, 일본엔 예선과 결승전서 잇따라 패배했다. 192cm를 자랑하는 센터 도카시키 라무가 버티는 일본 골밑은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았다. 반면 하은주, 정선화 등이 부상으로 빠진 위성우호는 신정자와 강영숙만으론 높이 싸움에서 한계가 있었다. 30대 선수가 전체엔트리 12명 중 6명이었던 한국은 20대 팔팔한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 일본에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위 감독은 “신정자가 1~2쿼터엔 몸 싸움을 잘 했는데 후반전엔 힘들 수밖에 없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나이가 많은데 고생을 많이 했다. 내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었다. 노장들이 투혼을 발휘했다. 준우승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피력했다. “2달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았는데 아픈 선수가 많아서 제대로 훈련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실제 한국여자농구는 날이 갈수록 선수난이 심각해진다. 30대 베테랑들에게 의존할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안 올라온다. 새롭게 농구를 시작하려는 선수도 드물다. 이러니 베테랑들이 더 힘들다. 위 감독은 “높이 싸움에서 밀린다. 키 큰 젊은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 대표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이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객관적으로 보면 일본이 높이는 물론이고 파워와 스피드에서 한국을 넘어섰다. 농구를 언제까지나 노련미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질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한국여자농구 자체가 싹 바뀌어야 희망이 있다는 것. 또한, 위 감독은 “개인적으로 느낀 게 많았다. 내가 대회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주위에서 잘 도와주셨는데 아쉽다”라고 반성했다.
인천공항에 나온 한 관계자는 “저 선수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눈물 났다. 위 감독도 정말 베스트를 다 했다. 하지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 여자농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아시아선수권대회서 드러난 한국여자농구 미래가 밝지 않다. 내년 터키세계선수권대회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위성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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