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주원이 무대로 돌아왔다.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알타보이즈', '싱글즈', '그리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던 그는 4년만에 다시 무대에 섰다. 지난 2010년 KBS 2TV '제빵왕 김탁구'에서 구마준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긴 뒤 줄곧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그의 무대 복귀는 4년만이기에 더 특별했다.
주원이 뮤지컬 '고스트'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른바 '대세'인 그가, '시청률의 사나이'라고 불릴 정도로 안방을 꽉 잡고 있고 영화로 발을 넓힌 그가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그의 연기 및 꿈에 대한 열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이 입증됐다.
주원은 최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연이 얼마 안 남았는데 재밌고 좋고 설렌다. 조금 무리를 해서 몸이 좋지 않은데 그래도 연습은 계속 하려 한다"고 입을 열었다.
▲ "예쁜 사랑보다 절절한 사랑 하고 싶었죠."
주원은 드라마, 영화로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뮤지컬 무대 복귀를 계획했다. 하지만 그는 누가 봐도 바빴고 그야말로 라이징 스타였다. 시동을 건 만큼 앞으로 나아가야 했고 그만큼 개인만의 의견을 내세울 수만은 없었다. 이 때 뮤지컬 '고스트'가 주원 앞에 나타났다. 승승장구 하던 주원은 다시 뮤지컬 오디션에 임했다. 이미 이전부터 해왔던 것들이 낯설지는 않았다.
주원은 "오디션 볼 때 진짜 땀을 엄청 흘렸다. 그 때가 겨울에서 봄 넘어갈 때였는데 추운데도 땀을 흘렸다. 근데 오디션은 원래 뮤지컬 할 때 다 했던거니까 거부감은 없었다"며 "뮤지컬을 다시 하는 것은 그냥 좋다. 같이 하는 형, 누나들은 TV 속 이미지 때문에 더 친근하게 생각하고 편하게 해주신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굿닥터' 속 내 말투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밝혔다.
고향으로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는 주원이지만 사실 '고스트' 속 캐릭터는 쉽지만은 않았다. 연기, 노래 할 것 없이 모두 어려웠고 외국 작품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도 해결해야 했다.
주원은 현재 자신만의 샘 위트를 찾는 중이다. 무대위 뮤지컬 톤에 얽매이지 않고 더 극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한다. 이와 함께 가장 절절하게 하는 것, 이것이 주원이 바라는 샘 위트다.
주원은 "이런 절절한 사랑을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 예쁜 사랑 말고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하고 싶었다. '노트북'이나 '로미오와 줄리엣', '고스트' 같은 작품에 쉽게 빠졌다"며 "한번 보면 일주일동안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 할 정도였다. 그 다음부터 절절한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는데 이런 작품으로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의 사랑도 절절함은 있었다. 지금은 너무 현실적이게 변하니까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해 '고스트'를 만난게 정말 좋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비극적인 면을 선호하는 편인 것 같다. 작품마다 주인공에게 딜레마가 있어야 된다. 있으면 있을수록 관객들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게 없으면 사실 감동적일 수 있을까 싶고 아픔이나 딜레마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평소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작품에선 비극적인 부분이 필요한 요소다."
주원은 '고스트'를 통해 몰리 젠슨 역 아이비, 박지연과 절절한 사랑을 하게 됐다. 앞선 작품에서 항상 상대 여배우와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에게 아이비, 박지연은 어떻게 다가올까.
주원은 "아이비 누나는 확실히 섹시한게 강하다. 어떤 옷을 입어도 스태프들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다. 뭘 입어도 섹시하게 간다"며 "(박)지연이는 섹시 쪽 보다는 뭔가 귀엽고 청초하다. 두 사람 색깔이 확실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 "결국엔 감정이고 집중이다."
주원은 '고스트'를 통해 가슴 절절한 사랑만을 연기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도는 유령, 남자다움 등 그는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주원은 "유령 연기는 상대 배우들이 진짜 힘들다. 진짜 힘들다. 내가 말하면 오다메가 한 번 더 말하기 때문에 헷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무대에서 상대에게 시선을 못 받는다는게 힘들다. 아무도 시선을 안 주면 굉장히 외로운 2시간 40분이다. 하지만 그걸 버텨내야 한다. 근데 아직 정말 저승으로 간 유령이 아니고 이승에 남아있는 유령이니까 사람답게 움직이고 있다"며 웃었다.
앞선 연습실 공개에서 아이비가 공개했던 주원의 상체 노출도 그에겐 부담이다. 그는 "부담스럽다. 운동을 딱히 한 적이 없다. 예전에는 드라마 촬영을 하며 무술로만 몸이 만들어졌었다. 이번에 너무 오랜만에 유산소 운동을 하니 무리가 오는 듯 하다. 옆선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 우리 팬들은 몸이 너무 좋은 것은 싫어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적당한 근육을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남자다운 연기 역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괜찮다고 한다. '어떻게 섹시하라는거냐' 했는데 괜찮다고, 나만의 색깔이 있으니 그걸 버리지 말라고 주위에서 말씀 해주셨다. 샘의 행동들이 굉장히 용기있고 대범해서 '난 남자야' 하지 않아도 남자답다."
이어 주원은 샘 위트와 자신의 닮은 점, 다른 점을 밝혔다. 그는 "닮은 점은 스킨십이 많다. 몰리와의 스킨십이 많다. 대본 볼 때 그 생각을 했다. 죽기 전 신들에서 둘의 사랑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냥 대사로는 할 수 없다. 손으로 만진다거나 하는 스킨십이 많아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많더라. 나도 평소에 막 안기는 편이라 이런 점이 비슷하다. '고스트' 팀형들도 내가 안기면 당황한다"고 털어놨다.
주원은 "샘 위트와 다른점은 용감무쌍한 것 같다. 샘은 처음에 집을 살 때도 그렇고 싸울때도 그렇고 내가 죽었음에도 불구 한 여자를 보호하려는 것들이 굉장히 욕감무쌍한게 아닌가 싶다. 사실은 굉장히 막막할텐데 멋있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결국엔 감정인 것 같다. 그거 하나면 다 될 것 같다. 집중을 해야 한다. 그럼 노래에 신경을 안 써도 괜찮은 것 같다. 노래도 감정이 잘 잡히면 잘 되더라. 캐릭터에 있어선 영화를 본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게 정해져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려서부터 성공한 남자고 유머러스 하고 용기있는 멋진 남자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텍스트고 나머지는 각자의 색깔을 집어 넣는 것이 중요했다. 무대에서 노는 것도 정말 중요하더라. 감정신도 많다보니 자칫 무거울 수 있어 무대에서 얼마나 노느냐,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한편 뮤지컬 '고스트(GHOST)'는 1990년 페트릭 스웨이즈와 데미무어가 출연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동명의 영화 '고스트(사랑과 영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87년 외화직배가 시작된 한국영화시장에서 사상 최다 인원인 168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주원을 비롯 김준현, 김우형,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정영주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고스트'는 오는 24일부터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주원.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